[변호사 칼럼] 아동성착취물소지, 파일을 보유한 행위부터 디지털 흔적까지 법적 판단은 엄격하다

칼럼 / 유한규 변호사 / 2026-11-07 08:00:36

 

[매일안전신문]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파일을 직접 내려받아 보관하는 행위뿐 아니라 메신저, 클라우드, 파일 공유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기록까지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현행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에게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규정하고 있다. 벌금형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을 만큼 처벌 수위가 높은 범죄다.

게다가 지난 해 4월 법 개정으로 기존 조항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시청한 자'라는 문구가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로 변경됐다. 이는 고의범 처벌이라는 형사법의 기본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해당 문구가 수사와 재판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낳지 않도록 정비한 것이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부분은 소지와 시청이 별개의 처벌 행위라는 점이다. 소지는 성착취물 파일을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지속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반면 시청은 실제로 해당 콘텐츠를 보는 행위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파일을 내려받아 저장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시청 행위 자체도 별도로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소지죄의 성립 범위와 관련해서는 대법원 판례가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성착취물이 저장된 클라우드에 접근할 수 있는 URL을 제공받았더라도, 실제로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등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 주소를 알고 있거나 외부 서버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소지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판례가 온라인상 접근이나 열람 행위 전반에 대한 면책을 뜻하지는 않는다. 현행법은 시청과 구입을 별도로 처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구체적인 행위가 소지인지, 시청인지,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배포 행위인지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자동 저장이나 캐시 파일, 클라우드 동기화 등 이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데이터가 생성되기도 한다. 이때 수사기관의 포렌식 결과에서 파일이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소지의 고의와 지배관계가 모두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파일이 생성된 경위와 저장 위치, 접근 기록, 실제 열람 여부, 이용자의 인식과 관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반대로 자동 저장이었다는 주장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사건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고 법정형도 무거운 만큼, 혐의가 제기된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포렌식 자료는 파일의 존재뿐 아니라 생성 시점과 접근 경로, 실제 이용 여부까지 살펴야 한다. 혐의를 무조건 부인하거나 반대로 수사기관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각 행위가 법률상 어떤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엘 법무법인 유한규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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