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회사 일로 썼다’는 해명이 통하지 않을 때… 회사자금횡령의 법적 리스크

칼럼 / 박은석 변호사 / 2026-10-24 08:00:42

 

[메일안전신문] 기업 자금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금 유출 이슈는 내부 회계상의 문제나 행정적 착오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회사자금횡령 혐의가 적용되어 형사 입건되는 사태도 벌어진다. 현장에서는 "회사 사업을 위한 비공식 경비로 지출했다"거나 "추후 정산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하는 경우가 많으나, 수사 단계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오히려 범죄 고의를 인정하는 결정적 정황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수사기관이 회사 자금 횡령 사건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는 대목은 자금 집행의 절차적 적법성과 영리 목적의 왜곡 여부다. 대표이사나 자금 담당 임직원이 정관, 이사회 결의, 내규 등 적법한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자금을 집행한 경우, 수사기관은 그 자체로 불법영득의사를 강하게 추정한다. 불법영득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처럼 처분하려는 의사로, 매우 핵심적인 횡령죄 핵심 요건이다.

실무상 자주 문제가 되는 ‘가지급금’이나 ‘비공식 영업 활동비(리베이트 등)’ 처리 방식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매우 어렵다. 법령이나 회사 정관상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임의로 전용했다면 비록 그 목적이 외견상 회사의 이익이나 사업 추진을 위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판례상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자금 추적 과정에서 가공의 거래처를 동원한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임직원 개인 계좌를 거친 우회 이체, 자금 분산 후 현금화 등의 정황이 포착되면 수사기관은 고의적인 자금 은닉 및 세탁 행위로 간주하고 수사 대상을 더욱 확대한다.

업무상횡령 사건은 범죄 가액에 따라 법정형의 무게가 달라진다. 업무상횡령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전체 횡령 액수가 5억 원 이상일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이 적용된다. 특경법상 횡령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져 초범이라도 구속 수사 및 실형 선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수사기관은 고소·고발 접수 즉시 금융영장을 발부 받아 계좌를 추적하고 혐의가 입증되는 대로 피의자 자산에 대한 가압류 및 몰수·추징보전 조치를 속전속결로 진행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사적 유용이 아니었다"는 식의 주장을 반복하기보다, 자금 집행 당시 내부 승인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었음을 소명하는 동시에 실질적 자금 귀속처와 실제 용도에 대한 증빙 자료를 준비하고 회계상 처리 경위를 입증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과거 기업 자금 수사를 진행하며 회사를 위해 쓴 돈'이라는 당사자의 주장이 정작 객관적 금융 내역이나 내부 증빙과 부합하지 않아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목격했다. 회사자금횡령 사건은 금융계좌 추적 결과가 객관적 증거로 남기 때문에 대응을 할 때에도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사기관이 어떠한 부분을 의심하고 있는지 파악한 후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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