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이유림 기자] 3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각계각층에서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한국법학교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내용의 불합리성 및 위헌성 논란과 더불어 국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안의 심의 절차를 형해화한다”고 지적했다.
교수회는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 국회법의 5가지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법안이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날로부터 15일이 지나지 않으면 안건으로 상정 불가 ▲회부 법률안 주요 내용은 10이상 입법예고 ▲안건 심사 시 전문위원 검토보고를 통해 대체토론 후 소위원회에 회부 ▲중요안건 심사를 위해 공청회 및 청문회 개최 ▲본회의는 의장에 법률안 심사 보고서를 제출 후 1일이 지나지 않으면 의사일정으로 상정 불가하다는 규정 등이다.
교수회는 “검수완박 법안은 70년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변경하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입법의 시급성, 긴급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국회법상 입법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의회주의 및 법치주의 이념의 심각한 훼손과 더불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헌법은 국회가 의결해 정부에 이송한 법안에 대통령이 이의가 있는 경우 법안의 확정을 막기 위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며 “검수완박 법안의 시정을 위해 헌법상 부여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헌법 제53조제2항은 대통령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이의가 있으면 15일 이내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중 하나로 ‘법률안 거부권’으로 불린다.
교수회는 “졸속처리에 따른 폐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다음은 “검수완박 법안”에 관한 한국법학교수회 성명서 전문이다.
입법은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그 목적.수단 등 내용의 정당성뿐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른바 “검수완박법안”)은 그 내용의 불합리 및 위헌성 논란과 더불어 절차적으로 국회법상의 법률안 심의절차를 모두 형해화하는 등 명백한 위법성을 보이고 있다.
즉, “검수완박법안”은 발의(2022. 4. 15.)에서 국회본회의 의결(2022. 5. 1. 및 5. 3.)까지 불과 보름 남짓의 단기간에 처리되면서, 국회법상 ① 법률안은 위원회에 회부된 날부터 15일이 지나지 않으면 회부할 수 없다는 규정(국회법 제59조)과 ② 회부된 법률안의 주요내용 등을 10일 이상 입법예고하도록 한 규정(국회법 제82조의2), ③ 위원회는 안건심사 시 먼저 전문위원의 검토보고 등을 듣고 대체토론 후 소위원회 또는 인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한 규정(국회법 제57조의2 및 제58조), ④ 위원회는 중요한 안건 등의 심사를 위하여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열어 의견을 듣도록 한 규정(국회법 제64조 및 제65조), ⑤ 본회의는 법률안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의장에게 그 보고서를 제출한 후 1일이 지나지 않으면 그 법률안을 의사일정으로 상정할 수 없다는 규정(국회법 제93조의2)을 위반하는 등 입법절차상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흠이 있다.
국회법상 법안 심의절차는 의회주의 이념을 기초로 하는 국회 입법절차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그 절차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바(헌재 2009헌라8, 2009.10.29.), “검수완박법안”은 70년 우리 형사사법 제도의 근간을 변경하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그 입법의 시급성, 긴급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법상의 입법절차를 지키지 아니한 것은 의회주의 및 법치주의 이념의 심각한 훼손과 더불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국회를 대표하고 사무를 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국회의장(국회법 제10조)은 국회법에 위반하여 추진되는 입법절차의 시정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용인한 잘못이 있다.
한편, 우리 헌법은 국회가 의결하여 정부에 이송한 법률안에 대하여 대통령이 이의가 있는 경우 법률안의 확정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헌법 제53조 제2항).
이는 국회가 ① 헌법에 위반되는 내용, ② 실현 불가능한 내용, ③ 부당한 내용 등의 입법을 자행할 경우에 대비하고, 입법권을 악용하여 행정부의 권한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간섭할 경우 행정부의 자기 방위를 위한 대항수단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등 법률의 집행책임자인 대통령이 법률안에 대한 실질적 심사를 통해 국회의 입법 활동을 견제함으로써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권력균형을 유지하고 대통령 임기 동안 행정부의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제헌헌법을 기초한 유진오 박사는 헌법에서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을 인정한 취지를 단원제 국회의 경솔과 횡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그 내용 및 입법절차상 중대한 흠을 가진 “검수완박법안”의 시정을 위하여 헌법상 부여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정부의 법제업무에 관한 기본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령인 「법제업무운영규정」상의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첫째, 모든 입법 활동은 헌법과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입법에 관련된 정부기관 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책임 있게 추진되어야 하며(동 규정 제3조),
둘째, 의원발의 법률안 소관기관의 장 또는 관계기관의 장이 정부의견의 통일을 위해 필요한 경우 법제처장에게 정부입법정책협의회에 상정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고, 법제처장은 정부입법정책협의회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사항은 지체 없이 국무조정실장에게 조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야 하며(동 규정 제11조의4),
셋째, 법제처장은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관계부처의 장에게 지체 없이 통보하고, 재의요구에 관한 관계부처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소관기관의 장은 재의요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법률안에 대하여 그 이유를 붙여 법제처장에게 심사 의뢰하여야 하고, 법제처장은 재의요구여부 및 이유를 심사·검토하고, 부처간 협조 및 대책마련을 위해 필요한 경우 입법정책 협의회에 부여하도록 하고 있는 규정(동 규정 제13조)에 따라 거부권 행사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검수완박법안”의 졸속처리에 따른 폐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기에 상당수 국민들은 “검수완박법안”의 신중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한국법학교수회 뿐만 아니라 대법원, 법제처, 대검찰청, 대한변호사협회, 참여연대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법조 및 대부분의 시민단체에서도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관련 기관 및 전문가의 의견수렴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두루 감안하면, “검수완박법안”에 대하여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헌법의 준수와 법률의 최종 집행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의 당연한 책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2022. 5. 3.
한국법학교수회장 정 영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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