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대권 직행을 하고 싶어도 당장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밀리면 물거품이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 나름 오유안(오세훈·유승민·안철수)으로 묶여 체급이 높은 상황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정치적 협상이 잘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결국 본인이 나설 수밖에 없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던 것에 대한 결자해지를 하는 명분도 있다. 물론 안 대표도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것에 대해 자기가 매듭을 짓겠다는 결자해지 스토리가 있다.
오 전 시장이 17일 오전 서울시 강북구에 있는 북서울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사표를 냈다. 북서울꿈의숲은 본인이 시장 재임 시절 조성됐다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오 전 시장은 “서울이 멈추면 곧 대한민국이 멈춘다.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2022년 정권교체의 소명을 이뤄내겠다”며 “서울시민과 당에 큰 빚을 졌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 당선돼 보답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역시 야권 전체의 정권교체 과업을 이루기 위해 결자해지를 해야만 하는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는 명분이 부각됐다. 이로써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은 나경원 전 의원까지 포함해서 10명(박춘희·이혜훈·김선동·이종구·오신환·조은희·김근식·김정기·나경원·오세훈)이 됐다.
사실상 오 전 시장이 안 대표에게 제시했던 ‘입당 및 합당’ 요구는 물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즉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곧이어 안 대표와의 파이널 단일화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런 단일화없이도 이길 수 있다며 자신만만하다. 그러나 새해벽두부터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가 삼분지계에 걸려 표가 분산되면 더불어민주당에 필패라는 인식이 훨씬 강하다.
오 전 시장은 “(조건부 출마선언에 대해) 야권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에서 한 결단이었지만 당원 동지 여러분과 나의 출마를 바라는 분들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 했다”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서울시민 여러분이 반드시 (야권 단일화를) 이루어줄 것으로 믿는다. 시대적 요구와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여야 통틀어서 서울시정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후보는 오 전 시장이 유일하다.
오 전 시장은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시장이 일할 시간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인수인계 없이 바로 시정 업무를 볼 수 있는 경력자 강점을 어필했다.
분명 박 전 시장이 자신의 업적을 다 지우려했다는 생각이 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박 전 시장의 9년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북서울꿈의숲은) 강북을 강남 못지 않은 삶의 질을 느끼게 하고자 만든 상징적 공간으로 뒤로는 박원순 전 시장의 재개발 재건축 탄압 정책으로 중단된 뉴타운 모습을 보여준다”면서도 “전임 시장의 업적을 고의적으로 지우는 일에 혈세를 낭비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예컨대 오 전 시장은 박 전 시장이 서울역고가도로를 도시 재생 공간으로 만든 ‘서울로 7017’ 등을 폐지해버리거나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월요일(18일)부터 경선 후보 등록 절차에 돌입한다. 경선 룰은 1차와 2차 모두 당심 보다는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결국 인지도가 높은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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