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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서귀포 경찰서 청사 전경.2026.3. [연합뉴스 제공] |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아내에 대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있던 전직 경찰관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이 제주에 있는 아내의 안전 확인에 나선 것은 신고 약 18시간 뒤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첫 현장 방문에서 집 안의 응답이 없자 철수했고, 약 11시간 뒤 다시 주거지를 찾아 피해자가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25일 이혼소송 중인 아내 B씨를 살해한 혐의로 50대 전직 경찰관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0시30분께 경기 구리시에서 붙잡혔다.
사건의 시작은 A씨에 대한 실종 신고였다. A씨 가족은 지난 2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랑경찰서에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A씨가 사라졌다며 신고했다. 경찰은 A씨가 자주 찾던 구리시에서 최근 행적을 확인한 뒤 구리경찰서와 수색 정보를 공유했다.
경찰 전산상 중랑경찰서가 사건을 넘긴 시각은 오후 3시28분, 구리경찰서가 인수 처리한 시각은 오후 6시45분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시간 차이에 대해 전산상 처리 시점의 차이로, 그 사이에도 인수인계와 공조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수색 과정에서 A씨가 가정폭력으로 아내의 주거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명령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구리경찰서는 이를 파악한 뒤 24일 오전 8시22분께 서귀포경찰서에 B씨의 안전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18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서귀포경찰서 관할 파출소 경찰관들은 공조 요청을 받은 뒤 B씨의 주거지를 찾았다. 현관 벨을 누르고 경찰차 사이렌을 울렸지만 내부에서 반응이 확인되지 않자 현장에서 철수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7시께 다시 주거지를 방문했고, 깨진 유리창을 확인한 뒤 내부를 살피는 과정에서 숨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A씨와 B씨 사이의 가정폭력 관련 신고는 이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경기지역 주거지에서 B씨에게 폭언해 경찰이 출동했고, 지난해 8월에도 서귀포 주거지에서 비슷한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A씨는 피해자와 긴급 분리된 뒤 다시 찾아가 폭행·감금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으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경찰은 이후 지난해 8월20일부터 올해 2월19일까지 A씨에게 피해자 주거지 퇴거와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문자 등을 통한 연락금지 조치를 적용했다. 피해자에게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주거지 주변 순찰 등의 안전조치도 실시했다.
해당 임시조치가 끝난 뒤 B씨는 법원에 별도의 피해자 보호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올해 3월부터 A씨의 주거지 접근을 금지했다. 범행 당시에도 이 명령은 유효한 상태였다. 관련 보도에서 종료 시점은 일부 차이가 확인돼 이번 기사에서는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범행 당시 접근금지 명령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만 반영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2일 항공편으로 제주에 들어온 뒤 23일 새벽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A씨는 다시 제주공항으로 이동해 항공편으로 수도권으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범행 시점은 23일 오전 3∼4시께다. 가족이 A씨의 실종을 신고하기 전 이미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실종 신고 이후의 대응으로 범행 자체를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피해자 발견과 피의자 신병 확보까지 시간이 이어지면서 실종 사건 접수 단계에서 접근금지 등 위험정보를 어떻게 확인하고 관련 관서와 공유할 것인지가 사건 처리 과정의 쟁점으로 남았다.
경찰은 B씨 발견 이후 사건을 강력사건으로 전환해 A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주변 CCTV 등을 통해 A씨가 제주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하고 구리경찰서와 공조해 25일 오전 0시30분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과거 제주에서 약 1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한 뒤 퇴직했으며 이후 서울에서 B씨와 별거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를 제주로 압송해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피해자 주거지를 찾아간 경위와 범행 동기, 계획성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범행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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