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노사(勞使) 모두를 지키는 근재보험, ‘가입 의무화’의 필요성

칼럼 / 임석균 손해사정사 / 2026-09-14 17:04:04

[매일안전신문] 현대 산업사회에서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는 여전히 근로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은 산업 현장의 안전 관리 주체인 사업주에게 보다 엄중한 법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어,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와 그 액수가 중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사업주는 이 무거운 책임을 온전하게 지고 있으며, 재해 근로자는 완전한 배상을 받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업무상 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회보험이자 공보험인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을 통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보상하고 있다. 그러나 산재보험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 기준을 기초로 보상하기에, 근로자의 실제 손해인 비급여 치료비, 일실수익, 위자료 등을 온전히 보전하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는 산재보험을 통해 재해보상이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해로 인한 근로자의 손해와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책임이 잔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이하 근재보험)이 민간 보험시장에서 운영되고 있으나 임의 보험 형태에 머물러 있어, 일부 공공 공사나 대규모 도급 계약, 큰 규모의 사업장, 건설업 등 일부 업종의 원청 계약 조건에 따라 가입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장에 근재보험이 가입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재해 발생 빈도가 높은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경우 가입률이 가장 저조한데, 이로 인해 배상 능력이 부족한 영세 사업장에서 재해가 발생할 경우, 근로자는 실질적으로 배상받지 못하고 사업주는 막대한 손해배상책임으로 인해 도산 위기에 처하는 사회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 법은 국가에 근로자의 권익 보호와 보건에 관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중 가장 철저히 보호해야 할 영역은 단언컨대 근로자의 생존권일 것이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 산재보험이 기초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면, 근재보험은 사업주의 배상 능력과 관계없이 ‘완전한 손해보전’을 실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법체계는 자동차보험(책임보험), 재난배상책임보험 등과 같이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는 영역에서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의 위험성과 사회적 악순환을 간과한 채 근재보험을 여전히 임의 보험 형태로 머물게 하고 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근재보험의 가입 의무화는 재해 근로자에게는 ‘보상받지 못하는 불합리’를 제거하고, 사업주에게는 ‘사고로 인한 파산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노사 상생의 사회적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조속히 근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함으로써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에게 불합리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중대재해처벌법 시대에 걸맞은 처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를 보호할 법적 기반 마련과 체계에 대한 논의가 절실하다.

/법무법인 더보상 임석균 손해사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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