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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라이더(사진: 연합뉴스) |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배달플랫폼의 수수료와 배달비를 법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국회에서 이어지면서 규제 방식과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가격을 직접 규제할 경우 소비자나 배달종사자 등 다른 주체에게 부담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NGO연합은 6일 성명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배달플랫폼 관련 규제 입법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는 김남근 의원이 발의한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과 이강일 의원의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 배달플랫폼의 비용 구조를 규율하기 위한 법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이강일 의원이 발의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에는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에 상한을 두고 배달비의 최저·최고 범위를 설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남근 의원안은 영세·소규모 입점업체에 우대수수료를 적용하고 배달비 부담 방식에 대한 선택권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NGO연합은 배달플랫폼의 불공정 거래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개선할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법률로 직접 제한할 경우 기존 비용이 다른 형태로 이동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플랫폼의 수익이 제한되면 광고비나 소비자 배달비가 오르거나 무료배달 등 기존 서비스가 축소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단체 측의 설명이다.
배달비를 다른 수수료와 함께 규제하는 방식을 두고는 라이더의 소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달비는 실제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노동의 대가라는 점에서 중개·결제수수료나 광고비와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를 하나의 총수수료율에 포함할 경우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까지 상한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에는 배달플랫폼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배달비,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의 합계가 해당 주문 매출액의 1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예를들어 주문금액이 2만원일 경우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가 3300원만 돼도 주문액의 16.5%를 차지해 이미 15% 기준을 넘어선다. 배달비를 3400원으로 가정하고 결제수수료 600원과 부가세 400원을 합하면 전체 비용은 4400원으로 주문액의 22%에 달한다. 중개수수료를 별도로 받지 않더라도 배달비 등 다른 비용을 포함하면 상한 기준을 초과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플랫폼이 상한 기준을 맞추는 과정에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더라도 배달비가 총수수료 산정에 포함되면 규제 기준을 넘어설 수 있어서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결과적으로 라이더의 배달단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플랫폼노조도 지난 2일 수수료 상한제의 취지와 별개로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료까지 동일한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라이더에게 배달비는 사실상 노동의 대가인 만큼 플랫폼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과정에서 그 비용이 라이더의 배달단가 인하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배달비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는 방안에는 공감하지만 라이더가 받을 수 있는 배달료의 최고 수준까지 법으로 제한하는 문제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부담 증가 가능성도 쟁점으로 거론된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달 17일 관련 입법 논의에 대해 불투명한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배달서비스 가격을 직접 결정하는 방식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배달시장은 플랫폼과 입점업체, 소비자, 배달종사자가 하나의 비용 구조 안에서 연결돼 있어 특정 주체의 비용을 낮추면 다른 참여자에게 부담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가 낮아지는 대신 소비자 배달비나 음식 가격이 오르거나 할인·쿠폰·멤버십 등 기존 혜택이 축소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소비자연맹은 배달비 자체를 정부가 결정하기보다는 비용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특정 주체에게 부담이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책 효과 역시 수수료율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조정 이후 음식 가격과 소비자 배달비, 각종 서비스 이용료, 할인·쿠폰·멤버십 혜택 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소비자의 실질적인 부담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NGO연합은 통상 문제도 제기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026년 국별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의 플랫폼 규제와 관련한 우려를 제기한 점을 언급하며 새로운 규제가 한미 통상관계에 미칠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수료를 낮추더라도 배달서비스에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가격과 수수료를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자영업자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펴야 한다며 가격상한제보다 자율적인 상생협의와 경쟁 촉진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배달플랫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배달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두고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소비자와 라이더 등 다른 주체에게 비용이 전가되지 않도록 시장 전반의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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