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성폭력 처벌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강간죄고소' 관련 사건은 형사 사법 절차에서 가장 신중하고 엄격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형법 제297조에 따른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 성립하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중형에 처해진다. 벌금형 규정 자체가 없어 혐의가 인정될 경우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므로, 고소를 진행하는 측이나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는 측 모두 감정적 대응을 배제하고 철저히 객관적인 법리에 입각해 접근해야 한다.
강간죄는 다른 성범죄와 달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을 통한 DNA 검사 결과 등 성관계 여부를 입증하는 객관적 물증이 명확히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DNA 증거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유·무죄를 다투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이유는, DNA가 성관계 사실 자체만 증명할 뿐 그 성관계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폭행·협박이나 위력에 의해 강요되었는지 여부까지 증명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소를 준비할 때나 고소에 대응할 때 반드시 여러 법적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법률상 요구되는 폭행·협박 및 의사에 반하는 성관계의 객관적 소명이 필요하다. 과거 판례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만을 엄격하게 요구했던 것과 달리, 최근 법원은 당사자 간의 관계, 당시의 구체적인 물리적·심리적 위력 행사 여부, 피해자가 처했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성적 자결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당사자 간 대화록, 메신저 내역, 사건 직후의 행동 양상, 신체적 흔적 등 객관적 정황 자료를 통해 당시 상황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또한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이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성범죄 수사에서는 피의자 신문 조서와 피해자 진술 조서의 세부 내용이 얼마나 일관되고 구체적인지가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 진술이 번복되거나 당시 상황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존재할 경우 소송 전체의 주도권을 잃을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사실관계에 기반한 명확하고 일관된 진술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강간죄고소 사건은 고소인에게는 억울한 피해를 객관적 증거로 소명해야 하는 과정이고 피고소인에게는 부당한 혐의나 과도한 법적 오해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하는 사안이다. 양자의 입장 차이만큼 치열한 법적 다툼이 벌어지므로 사안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사건 초기부터 객관적인 물증과 정교한 진술을 준비해야 한다.
강간죄 사건은 DNA 검사 등을 통해 성관계 사실 자체는 입증되더라도, 그 과정에서의 '강제성 유무'를 두고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갈라진다. 벌금형이 없는 중범죄라는 점을 잊지 말고 수사기관의 피의자 신문과 피해자 조사에 대비해야 한다. 진술의 세부적인 일관성과 객관적 정황이 부합하지 않는다면 원치 않는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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