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예상치 못한 순간 발생한 교통사고는 피해자의 일상과 신체를 단번에 무너뜨린다. 갑작스러운 사고 수습과 치료 과정에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 피해자들이 마주하게 되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예민한 문제가 바로 '교통사고합의금'이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사고 초기 보험사 측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제시액을 듣게 되는데, 법률적 지식과 실무 기준을 모른 채 섣불리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가는 평생 남을 후유증 치료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사건이 종결되는 피해를 입게 된다.
교통사고합의금을 산정할 때 보험사가 제시하는 금액과 법원이 실제 소송에서 인정하는 금액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보험사는 자체 약관에 따른 최소한의 기준을 적용해 합의금을 낮추려 하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실질적인 손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산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해자의 중과실이 개입되었거나 피해자에게 중상해가 발생해 향후 노동능력 상실이 예상되는 사건이라면 보험사와의 성급한 조기 합의는 독이 될 뿐이다.
억울한 손해 없이 정당한 교통사고합의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원 실무와 수사 과정에서 쓰이는 산정 기준에 집중해야 한다. 교통사고합의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사고로 인해 향후 얻지 못하게 된 소득을 뜻하는 '상실수익액'이다. 이는 피해자의 직업, 소득 수준, 의학적 신체 감정을 통해 결정되는 '노동능력상실률(장해율)'과 영구장해 여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보험사는 장해 기간을 임의로 단축하거나 한시 장해로 단정 지어 합의금을 낮게 책정하려 하므로 피해자는 객관적인 대학병원급 정밀 진단서와 소득 증빙 자료를 바탕으로 상실수익을 논리적으로 입증해 내야 한다.
이와 별개로 가해자가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 12대 중과실에 해당하거나 중상해를 입혀 형사처벌 대상이 된 경우, 민사상 합의 외에 '형사합의'를 진행하게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형사합의서의 문구를 잘못 작성하면 추후 민사 소송이나 보험사 합의금 청구 과정에서 형사합의금만큼 민사 손해배상액이 깎여 나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형사합의금을 민사상 손해배상의 일부가 아닌 순수한 형사상 위로금으로 명시하고, 채권양도통지 등의 법적 조치를 확실히 밟아 두는 정교한 방어가 필수적이다.
교통사고합의금은 단순히 수치적인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 당시의 과실 비율을 수사 단계에서부터 어떻게 확정 짓고 신체적 손해를 법리적으로 입증하느냐에 따라 그 액수가 완전히 달라진다. 많은 피해자가 보험사 직원의 회유에 넘어가 제대로 된 신체 감정도 받기 전에 합의를 마치거나 수사 단계에서 가해자의 과실이 과소평가되는 것을 방치해 합의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곤 한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의 혐의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수사 기준을 꿰뚫고 있고 법원이 교통사고 피해자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어떤 세부 항목을 심리하는지 아는 전문가만이 합의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사건 초기 수사 단계부터 가해자의 과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하고 의학적 소명을 준비하여 정당한 액수의 교통사고합의금을 받기 바란다.
/로엘 법무법인 박민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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