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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한글 점자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맞아 4일 서울에서 기념식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이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한글 점자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점자교육과 보급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한다. 5일부터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도 이어진다.
훈맹정음은 송암 박두성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조직해 연구한 한글 점자로, 1926년 11월 4일 반포됐다. ‘눈먼 이를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올해로 반포 100주년을 맞았다.
훈맹정음 반포일인 11월 4일은 2020년 12월 점자법 개정을 통해 법정 기념일인 ‘한글 점자의 날’로 지정됐다. 현행 점자법 제15조는 매년 11월 4일을 한글 점자의 날로, 해당 기념일이 포함된 주간을 한글 점자 주간으로 정하고 있다.
점자 사용에 관한 권리도 법률로 규정돼 있다. 점자법 제4조에 따르면 점자는 한글과 더불어 대한민국에서 사용되는 문자로서 일반활자와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같은 법 제12조의2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시각장애인의 요청을 받으면 일반활자 문서를 동일한 내용의 점자 또는 전자점자 문서로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 기념식에서는 한글 점자 발전에 기여한 개인 2명과 기업 1곳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강지훈 부장은 2009년 4월부터 17년간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점자교육을 실시하고, 점자자료와 점자도서의 점역·교정 작업을 통해 점자 보급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구희망신용협동조합 강춘구 이사장은 기업 기부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점자책과 긴급 생활 물품을 지원하고, 대구점자도서관의 촉각도서 제작에 필요한 장비와 소프트웨어 도입에 기여한 점을 평가받았다.
시각장애인 조합원과 자녀를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한 활동도 주요 공적에 포함됐다.
㈜한화는 2000년부터 매년 점자 달력을 제작해 누적 100만 부 이상을 보급한 공로로 표창을 받는다. 한화는 점자와 일반 문자를 함께 표기한 달력을 전국 시각장애인과 관련 기관에 제공해 왔다.
기념식에서는 장관 표창 외에도 국립국어원장상,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상,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장상 등이 수여된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박두성 선생의 생애와 훈맹정음 창안 과정을 다룬 창작 판소리 뮤지컬 ‘송암 박두성 이야기’를 공연한다.
기념식 다음 날인 5일부터 6일까지는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한글 점자 반포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된다.
학술대회에는 프랑스, 일본, 영국, 호주, 미국 등 5개국과 국내의 시각장애교육·복지·점자도서관·보조공학 분야 전문가 및 관계자 약 150명이 참여한다. 참석자들은 ‘국가별 점자 관련 현안과 미래 점자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각국의 점자 활용 현황과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 국립포용교육고등교육·연구원의 안 쇼탱 연구원이 기조 강연을 맡아 프랑스 점자의 역사와 향후 발전 방향을 발표한다.
일본의 오고다 마코토 변호사는 시각장애인 당사자의 관점에서 점자 사용과 권리 문제를 다루며, 영국 국제영어점자협의회의 매슈 호스풀은 통일영어점자(UEB)를 중심으로 점자 표준화와 향후 발전 방향을 설명한다.
호주의 소날리 마라테 연구자는 점자와 정보접근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미국의 이대희 발표자는 점자 타자기부터 인공지능 시대까지 이어진 정보접근 기술의 변화를 소개한다.
국내에서는 국립국어원 최혜원이 한국 점자 체계화의 역사를 발표하고, 송암기념사업회 양회성이 한글 점자의 발전 과정과 점자 번역 기술을 다룬다.
한글 점자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서 발간도 추진된다. 올해 발간 예정인 ‘한글 점자 100년사’에는 한글 점자의 형성과 변화, 주요 점자 문헌과 유물, 구술자료 등이 수록된다. 문체부는 이 자료를 향후 점자 연구와 교육,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국에서도 한글 점자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문화 행사가 진행된다.
국립국어원은 지난달 31일 ‘제100돌 한글 점자의 날 기념 점자 겨루기 대회’를 개최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4일 국립서울맹학교 용산캠퍼스 강당에서 ‘점으로 쓴 한글, 기록이 되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박두성 선생 관련 유물을 소개하는 자료집을 발간한다.
국가유산청은 점자 감각 카드 체험 교실을 운영하며, 전국 점자교육원과 점자도서관에서도 점자 체험 및 보급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별 세부 일정은 한글 점자 반포 100주년 공식 누리집에서 안내한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글 점자는 시각장애인의 읽고 쓸 권리를 보장하고, 그들에게 배움과 소통의 길을 열어 준 소중한 문자”라며 “이는 단순히 새로운 문자 체계를 보급한 것을 넘어, 누구나 함께 배우고 소통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가치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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