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선언한 트럼프 美대통령, "코로나19 검사 받을 것"→"검사·자가격리 없어"

종합뉴스 / 이송규 안전전문 / 2020-03-14 17:56:27
NYT,"최악 시나리오로 2억1400만명 감염, 170만명 사망"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수행한 파이우 바인가르첸 공보책임자(맨오른쪽)가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린 기념사진.(SNS 캡처)
[매일안전신문, 이송규 안전전문 기자]


드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크고 작은 2개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나는 미국 내 확진환자가 2000명 넘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는 싸움이다. 동시에 정작 자신의 감염 가능성에 대한 여론의 불안감을 잠재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미국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최대 2억1400만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해 170만명까지 사망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코로나19 검사 계획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떤 증상도 없다. (증상도 없이) 검사받으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자신의 별장인 플로라도주 미라라고 리조트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제는 정상회담 수일 후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수행한 파이우 바인가르첸 공보책임자와 관리 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바인가르텐 등 브라질 관리들과 접촉하고 기념촬영도 했다.


일부에서 73세인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 가능성을 물고 늘어지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받을 이유도 의향도 없다는 뜻을 밝히고 “우리는 증상이 없는 이들이 가서 검사받기를 바라지 않는다”고도 했다.


다른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 옆에 서 있는 앤소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을 거론하면서 “그가 (국민들에게) 한 권고를 무시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과 옆에 서 있었다면 누구나 검사와 자가격리를 할 것”을 권고해 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곧(fairly soon) 검사를 받을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도 “감염된 개인과 접촉한 탓은 아니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응 상황에서 유약한 모습을 비칠까봐 검사받을 필요성이 없다고 강력히 밝혀온 그가 입장을 바꾼 셈이다.


이 발언은 몇시간 뒤 번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션 콘리 박사는 이날 밤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를 받지도, 자가격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감염된 인사들과 접촉이 ‘낮은 위험의 수준’이고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아서 격리가 필요없다”고 적었다.


앞서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과 함께 지난주 만난 피터 더튼 호주 내무장관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방카 보좌관은 금요일 자택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주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방카는 어떤 증상도 없어 자가격리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다만 지침이 나올 때까지 주의하기 위해 오늘 집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나는 오늘 2개의 매우 큰 두 단어 ‘국가 비상(National Emergency)’을 공식적으로 선포한다”고 밝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자동차에 탄 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도 도입할 뜻도 밝혔다. 미국 언론은 다른 사람과 접촉 없이 검사받는 한국의 방식을 극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미국 내 확진환자는 2034명으로 전날(1663명)에 비해 371명이 증가했다. 사망자는 44명에 이른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미국 질병예방통제국(CDC) 관리들과 세계 각국의 감염병 전문가들이 논의한 결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판(foothold)을 마련할 경우 벌어질 4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으로 미국 인구 1억6000만∼2억1400만명이 감염되고 사태가 수개월 또는 1년 넘게 진행될 수있다. 감염이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다른 지역사회에서는 시차를 두는 식으로 발생할 경우 사망자는 20만∼170만명에 이를 수 있다.


이 시나리오 상으로는 미국에서 입원이 필요한 인원은 미국 내 92만5000병상을 훨씬 뛰어넘는 240만∼2100만명으로, 의료체계를 거의 붕괴시키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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