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구변호사의 사건파일 ⑯] 화재 손해배상금에서 피해자가 지급받은 화재보험금 공제할 수 없음...승소 판결사례

칼럼 / 김동구 변호사 / 2025-10-15 17:23:29

매년 국내에서 약 4만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복잡한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사후처리가 복잡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화재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여년간 화재 분야에서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김동구 변호사와 함께 화재소송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알아둬야 할 현명한 대응책 등을 알아보는 장기기획물을 연재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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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보험회사의 구상금 청구를 기각시켜 의뢰인(피고)이 승소하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의뢰인은 창고건물의 임차인으로, 해당 임차 창고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창고건물의 소유자 겸 임대인이 보험회사로부터 화재보험금을 지급받았는데,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회사가 화재 발생한 창고건물 임차인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를 하였습니다.

위 법원은 피고 임차인의 책임을 인정하고 임차인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하였는데,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다46211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에 따라 임대인의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액이 임차인의 손해배상책임액(책임비율 50% 적용) 보다 많은 경우에 해당하여, 보험사는 지급한 보험금에 해당하는 구상금 청구를 할 수 없다며 원고(보험사)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은 대법원 대법관 13명 전원이 참여하며, 출석 대법관 과반수 이상의 의견으로 판단합니다. 주로 사회적 파급력이 크거나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전원합의체 판결을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자주 있는 것이 아니고, 1년에 몇 건 정도밖에 선고되지 않을 정도로 희귀합니다.

◆ 2015년 1월 22일 선고 2014다46211 전원합의체 판결 내용

당시 저는 원고의 소송대리인으로서, 원고가 가입한 화재보험계약에 따라 수령한 보험금을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액에서 공제한 것은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화재로 인해 가해자가 책임져야 하는 손해배상금에서 피해자가 지급받은 보험금을 공제할 수 없다며 파기환송 판결하였습니다. 보험금을 손해배상책임금액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는 획기적인 전원합의체 판결이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손해보험의 보험사고에 관하여 동시에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제3자가 있어 피보험자(피해자)가 그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에, 피보험자가 손해보험계약에 따라 보험자로부터 수령한 보험금은 보험계약자가 스스로 보험사고의 발생에 대비하여 그때까지 보험자에게 납입한 보험료의 대가적 성질을 지니는 것으로서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과는 별개의 것이므로 이를 그의 손해배상책임액에서 공제할 것이 아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피보험자는 보험자로부터 수령한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에 관하여 제3자를 상대로 그의 배상책임을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데, 전체 손해액에서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액이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보다 많을 경우에는 제3자에 대하여 그의 손해배상책임액 전부를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위 남은 손해액이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보다 적을 경우에는 그 남은 손해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후자의 경우에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과 위 남은 손해액의 차액 상당액은 보험자 대위에 의하여 보험자가 제3자에게 이를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682조)”라고 판시하였습니다.

◆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사건 해결 방법 이해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내용은 너무 어렵고 복잡하여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변호사들도 정확하게 이해해서 실무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에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예컨대, 옆 공장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연소확산되어 피해를 입은 연소피해자의 손해액이 10억원이고, 연소피해자가 가입한 화재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 4억원을 수령한 경우, 연소피해자의 전체 손해액(10억원)에서 보험금 수령액(4억원)으로 전보되지 않고 남은 손해액은 6억원이고, 가해자의 책임비율이 60%라면 가해자(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은 6억원(전체 손해액 10억원 × 책임비율 0.6) 입니다.

이때 자신이 가입한 화재보험계약에 따른 화재보험금 4억원을 수령했지만 전체손해액을 전부 보전받지 못한 연소피해자(피보험자)의 제3자(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회사의 구상금 청구 중 누구의 권리를 우선 보호할 것인지가 문제됩니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전까지 기존 실무에서는 피보험자가 화재사고로 인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은 경우, 피보험자는 전체 손해액(10억원)에서 지급받은 보험금(4억원)을 공제한 금액(6억원)을 제3자가 피보험자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이라고 청구하였고, 법원은 가해자의 책임비율을 60%로 제한하여 3억 6천만원(6억원 × 0.6)을 배상하도록 판결하였습니다.

보험회사는 지급한 보험금 4억원의 구상금 청구를 하고, 법원은 2억 4천만원(4억원 × 0.6)을 인정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가해자의 손해배상책임액 6억원 중 피해자(피보험자)는 3억 6천만원을, 보험회사는 2억 4천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하여, 피해자(피보험자)와 보험회사 사이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우선하게 되었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에 따르면, 피해자(피보험자)는 전체 손해액 10억원에서 보험금으로 수령한 4억원을 공제한 나머지 6억원이 보전받지 못하고 남은 손해액이고, 가해자의 손해배상책임액이 6억원(10억원 × 0.6)이므로, 피해자만이 가해자로부터 6억원을 지급받고, 보험회사는 구상할 권리가 없습니다.

◆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

피해자(피보험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첫째 피해자가 가입한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을 가해자의 손해배상책임에서 공제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범위가 확대되었고, 둘째 보험사가 피보험자를 대위하여 가해자를 상대로 행사할 수 있는 구상권 범위가 제한되었습니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피해자의 권리 범위를 확대하고, 보험사의 구상권 범위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일반 국민 피해자들의 이익을 옹호해주는 매우 획기적인 내용입니다. 그러나 판결 선고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일반인이나 보험회사 관계자, 심지어는 변호사들도 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프로필
-1962년 12월 5일생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법학과 수료
(노동법 석사과정)
-한국화재조사학회 정회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주요취급업무 - 화재, 건축 관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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