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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소정 변호사 |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미리 대처하면 적은 힘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시기를 놓치거나,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더 큰 힘을 쓰게 된다는 뜻이다.
기업 법률 분쟁이 그 예시다. 사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인허가, IP, 조세, 관세, 노동, 제조물책임, 개인정보, 공정거래, 환경, 폐기물, 산업안전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법률 이슈가 발생한다.
특히 언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제조업·광업·건설업은 불의의 사고로 대표나 담당자가 민·형사상 책임을 떠안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법률 이슈에 대한 적극적 대처가 중요하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국내 산업 구조와 사업체 운영 현실상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이 자체 법무팀을 운영하며 법률 리스크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 비용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빈발하는 법률 문제를 방치하다간 분쟁의 씨앗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터져 폐업 위기에 몰릴 수도 있는 만큼 평소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분쟁 예방 수단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법률 분쟁 관리 방법은 외부 자문 변호사를 통한 정기적 법률자문이다.
기업 자문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해 화학물질관리법, 위험물안전관리법, 원자력안전법, 전기안전관리법 등이 적용되는 위험한 물질을 다루거나 위험한 장소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관련 법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 내부통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 업무를 수행한다. 또 불의의 사고에 대한 대응, 후속 소송 진행 방향 설정 및 경영 자문 업무 등을 전개한다.
필자가 기억에 남는 사례로 회사가 방사성 기계를 이전하려 하는데 소관법률 및 소관 행정부서가 어디인지, 허가사항인지 신고사항인지 기업의 자율사항인지를 알지 못해 수일간 소관부서를 찾아헤매고 전화문의를 하느라 시간과 인력을 낭비하다가 필자의 검토를 통해 간단히 다음 단계로 나아간 예가 있었다. 중소기업은 인력과 시간이 항상 모자란다. 법률 전문가가 검토하면 간단한 문제를 담당자들이 알아보느라 며칠을 고생한 것이다. 더 빨리 자문을 받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나마 뒤늦은 자문으로 시간을 번 셈이었다.
또한 필자는 정부지원사업과 관련하여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법무팀장, 민군협력진흥원 제재처분평가단, 창업진흥원 사업운영위원회 제재심의 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정부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중소기업들이 사업 수행 중 인건비 계상을 잘못하여 나중에 수천만 원을 환수당하는 사례를 빈번하게 목도하였다.
정부지원사업은 법령, 지침, 협약의 내용이 많고 모든 규정이 중요하지만 기업들은 인력의 한계로 세부적인 내용까지 숙지하지 못한 채 과제 수행에만 급급하다가 뒤늦게 문제가 터지는 것이다. 인건비 환수 사례는 과제기간 중에 사업비 변경 승인 등 적절한 조치만 하였어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문제여서 제재 심의 시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 중소기업이 정부지원사업을 할 때에는 선정만으로 안심할 것이 아니라 과제 종료시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체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여 예상치 못한 제재처분을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혹여 문제가 생겨 특별점검, 특별평가를 받게 될 때에도 평가에 앞서 제대로 준비만 하여도 불이익한 처분을 줄일 수 있으며, 설령 행정소송까지 나아가더라도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기업 자문 변호사는 기업에 발생할 수 있는 법률 리스크를 관리하여 분쟁을 예방하고 안정적 경영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문회사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관련 산업 및 정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시야와 경험이 필수적이다.
자문 변호사가 자주 바뀌면 자문 내용이 피상적일 수 있고 영업비밀 유출 우려도 있다. 기업 내부 사정을 잘 이해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으로 연속된 자문을 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와 자문 파트너쉽을 맺어야 기업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터진 후에 법률 자문을 구하는 것은 뒤늦은 수습에 불과하다. 선제적·예방적 법률 자문으로 기업 상황을 수시 점검하고 리스크를 적극 관리하여 업무의 퀄리티를 올리고, 소송의 장기화와 소송비용 부담에 따른 기업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경영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법무법인 더가람 윤소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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