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구변호사의 사건파일⑱] 화재원인이 ‘방화’라고 나온 국과수 감정결과 뒤집은 보험금청구 승소 사례

칼럼 / 김동구 변호사 / 2025-12-12 14:32:51

매년 국내에서 약 4만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복잡한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사후처리가 복잡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화재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여년간 화재 분야에서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김동구 변호사와 함께 화재소송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알아둬야 할 현명한 대응책 등을 알아보는 장기기획물을 연재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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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농산물보관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창고 소유자는 화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지만, 문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결과가 ‘방화’라고 나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또 창고 대표는 방화범으로 몰려 형사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과연 국과수 판단을 뒤집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실제로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뒤집고 민사소송에서 승소하여 화재보험금을 받아냈다.

국과수는 국내 최고 감정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뒤집는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떻게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뒤집고 화재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겠다.

◆ 국과수가 ‘방화’라고 판단한 근거
첫 번째, 농산물보관창고 출입문에는 보안시스템이 있었다. 두 번째, 창고 출입문 열쇠는 대표가 가지고 있었는데, 대표가 출입문 개폐감지장치를 작동한 지 15분 후에 화재 발생했다. 세 번째, 화재현장에서 여러 개의 독립적인 발화지점이 보였다. 네 번째, 거액의 화재보험이 가입되어 있었다. 다섯 번째, 창고 바닥에서 유류 성분이 검출되었고, 비어 있는 기름통도 발견됐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여, 국과수는 창고 대표가 여러 곳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즉 방화라고 결론 낸 것이다.

◆ 의뢰인의 절박함
국과수의 ‘방화’ 판단으로 인해 창고 대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 방화범이라는 오해는 개인에게 엄청난 낙인을 남길 상황이고, 화재피해를 입고도 보험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될 절박한 상황이었다.

◆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반박하기 위한 화재전문변호사의 노력
국과수의 감정능력이 출중한 한 점은 인정하지만, 항상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국과수의 감정과정에서 혹시 빠뜨리거나 화재현장 상황과 다르게 판단한 부분이 있는지를 철저하게 파고들었다.

저희는 직접 화재현장을 방문해서 건물 배치현황과 잔해물의 상태 등을 파악했다. 또 창고 천장에 설치된 전기배선도를 확보하고, 창고 내부에 설치된 열감지기의 위치와 감지시간 데이터를 입수했다. 이런 과정에서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반박할 수 있는 큰 단서를 발견했다.

◆ 국과수가 놓친 핵심 포인트
국과수가 감정 과정에서 몇 가지 사항을 간과한 점을 알아냈다.
첫 번째, 창고 내 열감지기의 설치 위치와 감지시간을 정확히 분석하지 않았다. 두 번째, 겨울철에도 창고 내부 영상 5℃를 유지하기 위해 석유난로를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세 번째, 비어 있던 석유통 3개는 난로에 석유를 사용한 빈 통인데도 석유를 창고 바닥에 뿌려 빈 통으로 남은 것으로 오해하였다. 다섯 번째 방화 판단의 중요한 근거인 ‘복수의 독립된 발화부’도 사실 천장 전기배선에서 떨어진 불똥 때문에 생긴 자연스러운 화재 패턴일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간과하였다.

천장의 전등 전기배선의 피복이 타면서 불똥이 떨어지고, 바닥에 쌓여 있던 물건들이 여기저기서 불이 붙으면서, 마치 사람이 여러 군데 불을 붙인 것처럼 보일 수 있었는데도,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마치 창고 대표가 여러 군데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방화’라고 오해한 것이다.

◆ 민간 화재조사전문기관의 감정결과 및 법원판결
저희는 민간화재조사전문기관에 화재원인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그 감정결과 '방화가 아닌 천장 전기배선의 단락(합선)으로 인한 화재' 즉,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라고 판단되었다.

또한 열감지기 작동시간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불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난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퍼져나갔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열감지기의 감지각도와 범위로 인해 창고 내부에 설치된 열감지기가 한꺼번에 작동한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순차적으로 작동한 것을 밝혀냈다. 이는 불이 한꺼번에 시작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주었다. 즉, 방화가 아니라는 결정적인 근거였다.

법원은 민간화재조사전문기관의 감정결과와 열감지기가 순차적으로 감지된 데이터 자료 등을 근거로 국과수의 감정서상 ‘방화’ 판단을 배척하고, 방화가 아닌 천장 전기배선의 단락에 의한 화재라고 인정하여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했다. 의뢰인은 승소하여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또한 방화범이라는 오명도 벗을 수 있었다.

◆ 결론(시사점)
많은 사람들이 ‘국과수 조사결과에서 방화라고 판단되면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소방, 경찰, 국과수 등 국가화재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절대적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화재사고 이후의 절차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화재조사결과가 잘못 나온다면, 실제 원인과 무관하게 억울한 책임을 떠안게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 사건에서도 국과수의 잘못된 조사결과로 인해 창고 대표가 방화범으로 몰리고, 화재보험금 지급도 거절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전문가와 함께 감정서의 내용을 과학적·합리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며 차분하게 대응한 끝에, 불리한 감정결과를 배척하고 억울함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화재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화재전문변호사와 함께 정확한 원인 분석과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법무법인(유한) 금성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프로필
-1962년 12월 5일생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법학과 수료
(노동법 석사과정)
-한국화재조사학회 정회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주요취급업무 - 화재, 건축 관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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