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구변호사의 사건파일 ⑰] 화재로 전소된 재고자산의 손해액 산정의 어려움...실제 소송 수행 사례

칼럼 / 김동구 변호사 / 2025-12-01 14:28:14

매년 국내에서 약 4만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복잡한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사후처리가 복잡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화재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여년간 화재 분야에서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김동구 변호사와 함께 화재소송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알아둬야 할 현명한 대응책 등을 알아보는 장기기획물을 연재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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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전소되면 건물 내에 보관 중인 재고자산(동산)도 피해를 입게 된다. 건물의 경우에는 건축물대장을 통해 건축 면적, 층고, 건축자재, 사용승인일 등을 알 수 있어 손해금액을 산정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완제품, 부품, 반제품 등 재고자산(동산)의 경우에는 전소되면 형체를 알 수 없어 어떤 종류의 동산이 얼마만큼 보관되어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재고자산이 화재보험에 가입된 경우에는 보험사의 손해사정법인에서 현장실사를 통해 재고자산(동산)의 손해금액을 산정하지만, 화재보험에 가입되지 않는 경우에는 재고자산(동산)의 손해금액 산정을 피해자가 해야 한다. 이때 재고자산의 손해금액 산정과 관련하여 많은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2022년 2월 14일 인천 동구 송현동 공장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인근 공장으로 연소 확산되어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 저희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김동구 변호사팀이 연소피해자들로부터 소송을 의뢰받아 최초 발화지점 공장 소유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2024년 8월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제1심 판결이 선고되었는데, 원고들이 승소하였다(피고도 많이 피해입은 점을 고려하여 책임 50%로 제한).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고, 2025년 7월 2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원고들이 승소하였다. 해당 사건에서 실제 진행했던 재고자산 손해금액 산정 과정의 어려움을 소개하고자 한다.

◆ 재고자산(동산) 손해금액 산정에서의 특징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 피고의 책임인정 여부 다툼도 있었지만, 주로 원고들이 이 사건 화재로 입은 재고자산 손해금액이 쟁점이었다. 화재로 전소된 건물 내부에 보관 중이던 재고자산의 품명과 수량, 재조달가액을 특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화재로 전소된 경우 화재현장 잔해를 통해 재고자산의 품명과 수량, 재조달원가를 파악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손해사정사들은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여러 가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방법을 토대로 합리적으로 손해금액을 산정한다. 하지만 재고자산의 손해금액 산정과 관련해서는 많은 다툼이 발생한다.

원고들은, 화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았지만 전체 손해액에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었다. 이에 보험회사의 손해사정서와 원고들이 개인적으로 의뢰한 손해사정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이것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법원에 손해금액 산정을 위한 감정을 신청하였고, 감정인은 감정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였다.

◆ 제1심 판결 요지

감정인의 감정서가 제1심 법원에 제출되었는데도 피고는 재고자산(동산)의 손해금액에 대하여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하였다. 제1심 법원(서울남부지방법원)은 건물과 집기비품, 휴업손해에 대하여는 감정인의 감정서 금액대로 손해금액을 인정하면서도 재고자산의 손해금액은 감정인의 감정서 금액의 80%만 손해금액으로 인정하였다. 재고자산이 전소되어 품명과 수량 파악에 곤란한 점을 들어 감정인의 감정서상 금액을 일부 조정하여 손해금액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도 피고는 제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하였다.

◆ 항소심 판결 요지 (피고 항소 기각)

항소심 재판은 피고가 원고측 재고자산 손해액이 부풀려 있다고 주장한 부분과 관련하여 원고의 보강 증거 제출과 설명 위주로 진행되었다. 피고는 재고자산 손해액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져 있다며 법원 감정인의 감정결과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항소심은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니다.

항소심은 “감정인은 재고자산 손해를 이 사건 화재 발생 직후에 작성된 손해사정서를 기초로 산정하였고, 위 손해사정서를 작성한 손해사정법인은 그 당시 원고들이 파악하고 있던 재고를 큰 카테고리로 분류한 후 화재현장 실사를 통해 각 카테고리 잔해를 파악하여 수량을 대략적으로 추산하고 원고들이 보관하고 있던 재고자산 가액에 맞추어 카테고리별 손해액을 특정하는 방법으로 손해를 추산하였다.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재고가 소훼되고 세부적인 재고 내역에 관한 자료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손해액 추산 방법은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초로 재고자산 손해액을 산정한 감정인의 감정방법에는 감정결과를 일부 조정하는 것을 넘어 그 신빙성을 완전히 배척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감정인의 감정결과 의 80%만을 손해액으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의 손해액이 실제보다 과대평가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결 론 (시사점)

저희 법무법인(유한) 금성에서는 전소된 현장의 재고자산 손해액을 산정하기 위해 화재현장이 보존된 상태에서는 소송제기 전에 증거보전신청을 하여 손해액 감정을 하고, 화재현장이 철거된 이후에는 본안사건 법원에 감정신청하여 손해액 산정을 하고 있다.

화재로 전소된 현장에서는 재고자산(동산)의 종류와 수량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재고자산이 불에 타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고, 수량 파악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재고자산의 종류와 수량 파악이 어렵다고 손해액을 산정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의 재고자산 피해액이 수십억원의 거액이라서 그 손해액 산정 과정이 매우 어렵고 까다로웠다. 피고의 근거 없는 거짓 주장에 재판부에서도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원고 측에 보강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거듭 판결선고를 연기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화재로 인한 재고자산의 피해액은 과학적, 합리적인 방법으로 산정이 가능하고, 오늘날 우리나라의 손해사정 기술이 발달되어, 전소된 화재현장에서 재고자산의 잔해가 거의 남아있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 과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손해액을 산정하고 있다.

화재로 재고자산(동산) 전소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화재전문변호사나 손해사정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프로필
-1962년 12월 5일생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법학과 수료
(노동법 석사과정)
-한국화재조사학회 정회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주요취급업무 - 화재, 건축 관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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