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AI 채용 차별, 면접관의 편향성…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은 어디까지?

칼럼 / 손익곤 대표변호사 / 2026-03-12 09:00:43

 

최근 기업들의 채용 현장에서 AI 서류 스크리닝과 영상 면접 분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효율성과 객관성을 내세운 이 기술 혁신의 이면에는, 그 누구도 명확히 책임지지 않는 '알고리즘 차별', 즉 AI채용차별이라는 법적 공백이 존재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AI 채용 도구의 편향성을 이유로 한 집단 소송이 이미 현실화되었으며, 이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핵심은 책임의 소재에 있다. AI 채용 도구가 특정 성별·연령·출신 지역을 구조적으로 불이익하게 평가하더라도, 법원은 그 책임을 기술 개발사가 아닌 해당 도구를 선택하고 활용한 기업에 귀속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과거의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한 알고리즘이 차별적 결과를 만들어 낸다면, 이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사용 기업의 관리·감독 의무 위반으로 해석된다. 기업이 쌓아온 브랜드 신뢰도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예상치 못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

관련 법령의 관점에서 보면, 남녀고용평등법은 AI의 채용 평가 결과가 성별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 이를 '간접 차별'로 규율한다.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 금지 원칙은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울러 최근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에게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설명 요구권과 거부권을 부여하고 있어, 기업이 AI 채용 로직을 설명하지 못할 경우 행정처분을 피하기 어렵다.

AI채용차별을 예방하기 위한 대응책은 분명하다. 우선 채용 전 과정에 걸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내부 규정으로 명문화하고, 외부 전문가를 통한 알고리즘 편향성 정기 감사(Audit) 체계를 구축하여 그 결과를 기록·보관해야 한다. 기술 도입의 편의성보다 법적 책임의 무게를 먼저 인식하는 기업만이 이 새로운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 법무법인 인사이트 손익곤 노동법전문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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