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정부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단속을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하반기 마약류 안전관리 추진계획을 통해 불법 유출·유통 등 중대 위반행위에 부당이익을 환수하는 징벌적 과징금을 새로 도입하고, 기존 수시 표본 점검 방식이던 감시 체계를 AI를 활용한 365일 상시 감시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현장 점검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식약처는 7월 1일 특별사법경찰과 지자체 감시 인력으로 구성된 '의료용 마약류 특별감시단'을 출범시키고, 프로포폴·페티딘·케타민 등을 연말까지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나 관리 부실 사안이 더는 가볍게 넘어가기 어려운 시기가 된 것이다.
오남용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실제로 SNS를 통해 수면제·진통제·다이어트약 등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전 없이 구매하려고 시도한 것만으로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사례가 있다.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입건된 만큼, 실제 약을 손에 넣지 못했더라도 처방전 없는 매매를 시도한 정황만으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의료용 마약류도 반복해서 투약하거나 부적절하게 거래하면 마약류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나누고 종류와 등급에 따라 처벌 수위를 달리 정하고 있다. 예컨대 프로포폴·졸피뎀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 투약·매매·수수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펜타닐처럼 마약으로 분류되는 성분이 문제되면 더 무거운 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수사에서는 어떤 약물을 사용했는지만큼 투약 경위와 반복성, 의존성 여부가 중요하게 검토된다. 병원 방문 기록, 결제 내역, 투약 횟수, 처방 내역은 오남용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치료 목적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 투약 패턴이 비정상적이거나 여러 기관을 반복적으로 이용한 정황이 있다면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
오남용뿐 아니라 관리 부실도 처벌과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식약처가 프로포폴 등 마취제 취급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절반 이상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고, 취급 보고 누락이나 재고 관리 부실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마취제·식욕억제제 등 다양한 의료용 마약류를 대상으로 의료기관 307곳을 점검해 75곳을 수사의뢰하고 39곳을 행정처분 의뢰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증가한 규모다.
의료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는 것도 아니다. 병원 내에서 취급되는 프로포폴, 펜타닐, 모르핀, 졸피뎀 등 각종 의료용 마약류는 투약·보관·폐기까지 전 과정이 엄격히 기록·관리돼야 한다. 이를 빼돌리거나 허위 투약 기록으로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건에서는 병원 전산 기록, CCTV, 재고 대장 분석을 통해 정상적인 치료 목적이 아닌 사용 정황이 확인될 수 있다.
투약량과 환자 기록이 맞지 않거나 특정 직원이 반복적으로 마약류에 접근한 흔적이 확인되면, 단순 관리 부실로 보였던 사안도 형사 사건으로 전환될 수 있다. 특히 의료인은 마약류 관리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만큼 같은 행위라도 일반인보다 더 엄격하게 평가될 수 있어, 병원 내부 기록과 실제 사용 내역을 정확히 점검해야 한다.
"몰랐다"거나 "호기심에 그랬다"는 해명만으로 책임을 피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검거된 피의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법에 저촉되는지 몰랐다", "SNS상에서 거래가 활발해 호기심에 시도해봤다"고 진술했지만 입건을 피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단순 호기심이나 스트레스 해소 목적이었다는 주장만으로 책임이 가볍게 판단되기는 어렵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는 투약 목적과 경위, 의료적 필요성 여부에 관한 설명이 그대로 수사 기록에 남는다. 불리한 표현이나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은 이후 대응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병원 이용 기록과 처방 내역, 결제 자료, 투약 횟수 등을 미리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진술 방향과 자료 제출 범위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약범죄수사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의료용 마약류 관련 사건을 다뤄온 경험에 비춰보면, 수사기관은 병원 전산 기록, CCTV, 재고 대장, 처방 내역 등을 근거로 오남용 여부와 고의성을 판단한다. 따라서 조사를 앞둔 단계부터 투약·처방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고, 관리 부실인지 고의적 오남용인지, 의료적 필요성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다. 의료용 마약류 사건은 단순한 처방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수사 절차와 마약류 관리 실무를 이해하는 전문가와 함께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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