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착오로 재고용 놓친 외국인근로자…권익위 “구제 필요”

최신정책 / 이상훈 기자 / 2026-08-20 09:46:47
김포 사업장 E-9 근로자, 사업주 신청 착오로 취업활동기간 연장 기회 상실
▲ 국민권익위원회 [연합뉴스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사업주의 착오로 재고용 신청기한을 넘겨 취업활동기간 연장 기회를 잃은 외국인근로자에 대해 재고용을 허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고용노동부에 표명했다. 근로자 본인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취업 기회를 잃는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하도록 요청했다.


국민권익위는 20일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으로 국내에서 일하던 외국인근로자 ㄱ씨가 사업주의 절차상 착오로 취업활동기간을 연장하지 못한 고충민원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E-9은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 등이 정부로부터 고용허가를 받아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취득하는 체류자격이다.


현행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은 외국인근로자가 입국한 날부터 3년의 범위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기간이 끝나기 전에 사용자가 재고용을 요청한 경우에는 한 차례에 한해 2년 미만의 범위에서 취업활동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다.


재고용 절차는 외국인근로자가 아닌 사업주의 신청을 전제로 한다. 고용노동부 외국인고용관리시스템(EPS)은 재고용 신청을 외국인근로자의 취업활동기간 만료일 7일 전까지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재고용을 원하는 사업주가 정해진 기간 안에 관련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하는 구조다.


이번 민원도 사업주가 이 절차를 기한 내 진행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ㄱ씨는 2024년 3월부터 김포시 소재 사업장에서 근무했고 사업주와 근로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재고용에도 합의한 상태였다.


고용노동부는 ㄱ씨의 취업활동기간 만료일이 다가오자 사업주에게 재고용 허가 신청 절차를 안내하는 문자를 5차례 발송했다. 그러나 사업주는 고용노동부에 재고용 허가를 신청하지 않은 채 ㄱ씨의 취업활동기간 만료 3일 전 법무부에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신청했다.


법무부는 고용노동부가 발급하는 취업활동기간 연장 확인서 등 필수서류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류기간 연장 신청을 반려했다. 이후 사업주는 ㄱ씨의 취업활동기간이 끝난 지 10일이 지난 뒤 고용노동부에 재고용 허가를 신청했지만, 이번에는 신청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ㄱ씨는 사업주의 착오로 취업활동 기회를 잃고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국민권익위는 이 과정에서 ㄱ씨에게 신청기한을 넘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신의 귀책이 없는 사유로 취업활동기간을 넘긴 외국인근로자에게 재고용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숙련된 인력을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고용허가제와 출입국관리제도를 훼손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ㄱ씨의 재고용을 허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개별 민원 구제에 그치지 않고 현행 재고용 절차에 대한 제도개선도 요구했다. 국민권익위는 신청기한을 지키지 않은 사업주에게 벌금 등 벌칙을 부과하는 문제와 별개로, 외국인근로자가 자신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재고용 기회를 상실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고용노동부에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의견을 표명했다.


국민권익위가 고충민원 조사 과정에서 신청인의 주장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관계 행정기관에 의견을 표명할 수 있으며, 법령이나 제도·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개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46조와 제47조에 따른 절차다.


권익위 의견을 받은 관계 행정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를 존중해야 하며, 의견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처리 결과를 권익위에 통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의견표명 이후에는 고용노동부의 검토와 처리 절차가 이어지게 된다.


민성심 국민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외국인근로자가 자신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취업활동기회를 상실하고 출국 조치가 되면 외국인근로자 뿐만 아니라, 인력난을 겪는 우리나라 기업의 손실도 크다”라며 “이번 제도개선 결정을 통해 향후 숙련 외국인력의 취업활동기회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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