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구 변호사의 사건파일⑫] 수상레저 선착장 바지선 위의 탈수기 결함으로 화재...수상레저업자, 탈수기 제조업체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칼럼 / 김동구 변호사 / 2025-01-14 09:49:49

[매일안전신문] 매년 국내에서 약 4만 건의 화재가 발생한다. 화재는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복잡한 분쟁이 발생하기 일쑤다. 사후처리가 복잡하다.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화재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지난 20여년간 화재 분야에서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해 온 김동구 변호사와 함께 화재소송 사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알아둬야 할 현명한 대응책 등을 알아보는 장기기획물을 연재한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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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주식회사 A)는 가평군 청평호 수면 위 가설건축물인 수상레저 선착장에서 수상레저시설을 설치하고, 수상스키, 바나나스키 등 레저사업을 운영하는 업체이다.

피고(주식회사 B)는 선풍기, 탈수기 등 전자제품‧전기기구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서 원고에게 탈수기를 판매한 제조업자이다.

원고는 2020년 6월 15일 피고 제조의 탈수기 2대를 구입하여 청평호 수면 위에 떠 있는 선착장 탈의실 앞에 설치해 놓고 수상스키 이용객들이 젖은 옷 등을 탈수하는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탈수기 2대는 벽면 콘센트에서 멀티코드로 전원이 연결되어 있었고, 2대의 탈수기를 밴드로 묶어 움직이지 않도록 하였다.

2022년 5월 15일 오후 10시 40분경 탈수기 주변에서 발화가 시작되어 현장에 있던 시설물과 모터보트, 수상레저 놀이기구, 집기류 등이 불에 탔다. 선착장에 있던 내부 CCTV 영상에 의하면 최초 신고로부터 약 15분 전 탈수기 주변에서 강한 불빛이 관찰되었고, 인접한 탈의실 전등은 차단되지 않다가, 점차 화재가 확산되면서 차단되었다.

경찰과 소방은 발화지점을 탈수기 주변으로 추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발화원인은 미상으로 판단하였는데,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인 수상레저업자가 탈수기 제조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하여 승소할 수 있을까?

이 사건에 대해 원고로부터 소송 의뢰받아 진행한 결과, 2025년 1월 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제1심)에서 원고의 승소판결이 선고되었다.

◆ 사건 개요

가평군 청평호의 수면 위 가설건축물인 수상레저 선착장에서 수상레저시설을 운영하면서 수상스키, 바나나스키 등 레저사업을 운영하는 업체가 탈수기 2대를 구입하여 선착장에 놓고 이용객들이 사용하도록 하였는데, 그 탈수기 주변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여 선착장과 모터보트, 수상레저 놀이기구, 집기류 등이 불에 타 피해를 입었다며 수상레저업자가 탈수기 제조‧판매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한 사건

원고 : 청평호 수상레저운영업자 – 의뢰인
피고 : 탈수기 제조‧판매업자
화재발생일 : 2022년 5월 15일, 제1심 소장접수일 : 2022년 9월 22일
소장접수일로부터 제1심 판결선고일까지 약 2년 3개월 소요됨

◆ 당사자(원‧피고) 주장 요지

원고 주장 요지 = 이 사건 화재는 탈수기에서 최초 발화하였는데, 원고는 탈수기를 의류 탈수시키는 방법으로 정상적으로 사용하였고, 화재가 탈수기의 전원선이 아닌 내부의 배선 뭉치에서 발생한 누전효과에 의해 야기되었으므로 이는 탈수기 제조업자인 피고의 실질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인 탈수기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며, 이러한 화재가 해당 탈수기의 결함 없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힘든바, 제조물책임법 제3조의 2에 따라 화재로 인한 원고의 손해는 탈수기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탈수기 제조업자인 피고는 제조물 책임법 제3조 제1항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피고 주장 요지 = 이 사건 화재의 최초 발화점이 탈수기의 외부에 있는 ‘모터의 전원선’인지, 내부에 있는 ‘배선 뭉치속 접속지 적용점’인지 불분명한 이상 화재가 탈수기의 제조업자인 피고의 실질적 지배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설령 탈수기 내부 배선 뭉치에서 최초 발화된 것이라 하더라도 탈수기의 바닥 부분이 별도로 밀폐되지 않은 채 통풍이 가능하도록 구멍이 뚫린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구조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탈수기를 사용설명서와 다르게 평평한 곳에 두지 않고, 외부 습기에 직접적으로 노출시키는 등 비정상적 환경에서 사용했으므로 해당 탈수기가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이 사건 화재로 인해 원고의 손해가 추정된다고 볼 수 없다.

◆ 제1심 변론과정에서 원고의 입증활동(민간전문가와 법원에 감정신청)

탈수기 내부에서 화재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탈수기 제조업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인데, CCTV 영상만으로는 화재가 탈수기 내부에서 발생한 것인지, 외부 탈수기 전원선에서 시작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없었다. 화재가 탈수기 내부에서 시작되었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원고는 승소할 수 없다.

이에 제1심 재판과정에서 먼저 민간 CCTV 영상 분석전문가에게 CCTV 영상 분석을 의뢰하여, CCTV 영상을 보았을 때 화재의 시작이 탈수기 내부인지, 외부인지를 정밀 감정하였는데, 분석 결과 화재가 탈수기 내부에서 시작되었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원고는 법원에 이 사건 화재의 최초 발화지점 및 발화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감정신청을 하였고, 법원에서 감정 채택한 후 화재조사전문가를 감정인으로 지정하여 감정하도록 하였는데, 감정 결과 이 사건 화재가 탈수기 2대 중 좌측의 탈수기 내부-좌-후-밑쪽에서 시작되었고, 발화원은 ‘탈수기 몸통 내부 배선의 뭉치 속에 있던 접속기의 적용점‘이라고 판단하였다.

◆ 제1심 법원 판결 내용 – 원고(의뢰인) 청구 일부 인용

제1심 법원은 대법원이 제조물책임에 있어 증명책임의 완화를 인정한 취지는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제조업자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증명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기 때문에 증명책임의 완화를 통하여 제품의 소비자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에 있고, 소비자에게 결함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유형을 특정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화재가 탈수기가 작동되지 않는 밤 늦은 시간에 발발하여 화재의 원인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더라도 대법원의 법리와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이 사건 화재는 탈수기를 통상의 용법대로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피고의 배타적 지배영역에 속하는 탈수기 내부(배선 뭉치속 접속기 적용점)에서 발생하였다고 볼 것인 바,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탈수기는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이 있었고, 그 결함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추정된다.

그렇다면 피고(탈수기 제조업자)는 이 사건 화재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여야 할 것인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용상의 부주의 등 다른 원인에 의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탈수기의 결함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를 입은 피해자인 원고(수상레저업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결론 및 시사점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1항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같은 법 제3조의 2에 의하면 피해자가 ① 해당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피해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 ② 그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인 지배영역에 속한 원인으로부터 초래되었다는 사실, ③ 그 손해가 해당 제조물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제조물을 공급할 당시 해당 제조물에 결함이 있었고, 그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그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만 면책된다.

원고는 2020년 6월 15일 피고 제조의 탈수기 2대를 구입하여 청평호 수면 선착장에 탈수기를 놓고 이용객들이 사용하도록 하였고,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것은 2022년 5월 15일 오후 10시 40분경이다. 화재조사한 소방과 경찰도 그곳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토대로 2대의 탈수기 부근에서 발화되었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발화지점이나 발화원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상레저업자(원고)로부터 탈수기 제조업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의뢰받고, 오랫동안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으로 이 사건 화재가 탈수기 제조업자의 배타적인 지배영역인 탈수기 내부에서 시작되었음을 증명할 자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CCTV 영상을 수없이 반복 재생하는 과정에서 2대의 탈수기를 묶은 밴드가 보인 것을 착안하여 CCTV 영상 분석 및 정밀 감정을 통해 이 사건 화재가 2대의 탈수기 중 좌측 탈수기 내부(후-밑쪽)에서 시작되었고, 발화원은 탈수기 내부 하부-밑쪽에 있는 ’배선의 뭉치속 접속기의 적용점‘ 전기적 요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 사건은 화재 발생(2022. 5. 15.)한 때로부터 약 2년 3개월만인 2025년 1월 9일에 제1심 판결 선고되었다. 제조물의 결함을 다투는 사건으로는 비교적 신속하게 제1심 판결선고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2025년 새해 첫 판결을 받을 것인데, 승소 판결이었다.

화재소송 전문변호사로서 다양한 화재소송을 수행하였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헤어드라이기 화재, 전기히터기 화재, 냉장고 화재, 에어컨 화재, 전기집진기 화재, 커피포트 화재, 스티로폼 재단기 화재, 랩핑기 화재, 제트밀 분쇄 설비 화재(실리콘 분말 생산 기계), CNC공작기계 화재 등 다양한 제조물책임법상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수행하였지만 이번 사건은 화재가 제조물인 탈수기 내부에서 발생한 것인지, 외부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판단할 만한 자료가 없어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화재 현장에 있던 탈수기 제품을 구입하여 직접 분해하여 내부 배선 계통 등을 확인하고, CCTV 영상을 수백 번 재생하면서 추적한 결과, 탈수기 내부에서 화재 발생했을 개연성이 높음을 발견하고 탈수기 제품의 결함을 추정하여 승소 판결을 이끌 수 있었다.

제조물 결함이 의심되는 화재 발생 사례는 우리 주변에 많다. 비록 제조물의 결함을 입증하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제조물의 결함 때문에 화재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화재전문변호사나 화재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 김동구 변호사

 

◆ 김동구 변호사 프로필

-1962년 12월 5일생
-법무법인(유한) 금성 화재소송센터 화재전문 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 대학원 법학과 수료
(노동법 석사과정)
-한국화재조사학회 정회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전, 중앙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주요취급업무 - 화재, 건축 관련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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