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주 해변가 아파트 붕괴, 남의 일만은 아니다...국내 바닷가 구조물도 부식에 취약

건축설비 / 이송규 안전전문 / 2021-06-26 18:13:41
24일(현지시간) 오전 1시20분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서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주상복합이 붕괴하면서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애미=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오전 1시20분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서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주상복합이 붕괴하면서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애미=AP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에서 어이없이 와르르 무너진 12층 아파트의 붕괴 원인 중 하나로 해수에 따른 건축물 부식이 지목되고 있다. 바닷가에서는 해풍에 실려 온 바닷물이나 소금기를 머금은 빗물로 구조물 부식이 어느 곳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중고차 시장에서 ‘해안 도시의 자동차는 구입하지 말라’는 말이 나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국내 바닷가에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상황이라 보다 엄격한 안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가 및 지자체의 안전 점검ㆍ진단에서 바닷가 건축 구조물이나 교량 등에 대해서는 더욱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바닷가 구조물, 콘크리트 중성화로 철근 부식 속도 빨라


2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참사는 지속적인 건물 침하와 더불어 수십 년간 바닷물이 1981년 완공된 이 건물에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다.


마이애미 지역 구조공학업체 한 관계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소금물이 콘크리트에 스며들어 철근을 부식시켜 철근을 팽창시킬 수 있다”면서 “이러한 팽창은 콘크리트를 균열시켜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게 해 그 능력을 약화시키고 철근을 부식에 더 노출시킨다”고 지적했다.


콘크리트는 원래 강알칼리성이라서 철근에 피막을 형성해 줌으로써 부식을 막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콘크리트가 산성비 또는 공기 중 탄산가스와 접촉해 화학반응을 하고 점차 알칼리성이 사라진다. 콘크리트가 중성화하면 철근을 보호해주는 기능도 상실되고 이어 철근 부식이 시작된다.


철근에 전체 녹이 발생하면 체적이 최대 2.5배까지 늘어날 수 있으므로 이 팽창압력에 의해 콘크리트에 균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균열 부위에 물과 산소가 침투하면 더 많은 녹이 슬고 더 빨리 노후화가 진행된다.


특히 바닷가는 해풍에 의한 염분이나 빗물 속에 스며 있는 염기가 균열부에 지속적으로 침투해 급격한 노후화로 이끈다.


또한 갑작스런 바람의 세기에 따라 빌딩풍에 의해 오래된 건물의 파손을 일으키기도 한다.


◆산소와 염분이 풍부한 바닷가, 산화작용 심각


철이 녹스는 현상은 산소와 화합하는 산화반응에 의한 것으로, 산화철로 바뀌면 철의 강도는 현격하게 떨어진다. 철금속이 산소와 화합하는 산화반응을 촉진하는 매체는 물과 전해질인 염분(NaCl)이다. 특히 염분은 전자의 이동을 빠르게 하므로 녹스는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든다.


바닷가에서는 산소 농도가 육지보다 훨씬 높다. 바닷가는 산악지대보다도 산소농도가 높다.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 작용을 하면서 많은 산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염분과 산소가 풍부한 바닷가는 산화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결국 바닷가 구조물은 도심지보다 부식에 훨씬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에서 바닷물과 맞닿은 부분인 비말대에서 부식속도가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해안으로부터 25m 떨어진 곳에서 부식의 속도가 해안으로부터 250m 떨어진 곳보다 10배 더 빠르다 - 미국 '연방비상재난청' 지침서 3쪽
해안으로부터 25m 떨어진 곳에서 부식의 속도가 해안으로부터 250m 떨어진 곳보다 10배 더 빠르다 - 미국 '연방비상재난청' 지침서 3쪽

미국 ‘연방관리재난청(FEMA)’은 지침서에서 해안의 부식을 국가의 중요 재난 요소로 분류하고 있다.


이 지침서에 따르면 해안으로부터 25m 떨어진 곳에서 부식 속도가 해안으로부터 250m 떨어진 곳보다 10배 더 빠르게 나타난다. 이는 1940년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실시한 실험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바닷가와 25m, 1km, 10km 떨어진 부식속도 실험결과(자료, 한국해양대학교 김기준 교수팀 연구결과)
바닷가와 25m, 1km, 10km 떨어진 부식속도 실험결과(자료, 한국해양대학교 김기준 교수팀 연구결과)

국내 한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해풍에 의해 전달되는 염분으로 인한 부식속도를 거리에 따라 실험한 결과, 25m와 1km, 10km 떨어진 곳에서 7개월 지나 측정했더니 바닷가와 가까울수록 부식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닷가에서 25m 떨어진 거리의 부식 속도는 1km 떨어진 거리에서 일어나는 부식보다 약 2배 이상이었다.


해류 영향에 따라 해안가 갯벌도 상당한 거리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지반 침하로 싱크홀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찬호(55) 도로 및 공항 기술사는 “해안가의 공사 중에 해류 영향으로 갯벌이 100m 이상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원인은 바닷가 인근에 건축된 건물로서 해풍에 의한 부식에 부가적으로 해풍의 풍압에 의한 빌딩풍과 지반침하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해안가 우후죽순 들어선 구조물, 안전 이상 없을까


국내 대부분의 고층 건물이 본격적으로 지어진 지 최고 60년이 지나가고 있다. 콘크리트 건물은 영구적이지 않다. 안전을 고려해 건축한 건물은 수명이 100년까지도 가지만, 그렇지 못한 건물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이번 건물 붕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최근 조망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닷가에 건축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번 미국 플로리다 사고에서 보듯 해안가의 오래된 건축물은 도심지나 내륙에 비해 훨신 강도높은 세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일본, 호주 등은 해안가 별로 부식 정도를 나타내는 부식 지도가 있어 이에 대한 건설 규칙을 세분화해 두고 있다. 미국에선 부식에 대한 비용이 국민총생산액의 6%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 차원의 비용 산정이 전무한 상태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각 해변의 해풍과 염분에 의한 부식 지도를 만드는 등 붕괴사고에 대비하고 정부 차원에서 해풍에 의한 재난대책을 세부적으로 연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이송규 안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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