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세계 최고 기술의 국내 피스톤 제조업체 기술자료 유용했다가 최대 과징금

해양선박 / 매일안전신문 / 2020-07-26 14:58:45
현대중공업 전경을 소개한 유튜브 동영상
현대중공업 전경을 소개한 유튜브 동영상

[매일안전신문] 현대중공업이 협력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9억7000만원을 부과받았다. 그동안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중 최대액으로, 대기업이 협력업체 기술을 빼내간 책임을 엄중하게 물은 결정으로 해석된다.


올들어서만 근로자 4명이 목숨을 잃은 산재사고가 잇달아 CEO가 교체된 데 이어 또 다른 악재가 겹친 셈이다.


26일 공정위에 따르면 1975년 설립된 엔진, 철도기관차, 발전소 엔진 분야 전문기업인 국내 A사는 독일의 말레(Mahle), 라인메탈(Kolbenschmidt)과 함께 세계 3대 피스톤 메이커 중 하나로 손꼽힌다.


A사의 피스톤은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관련 기술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중소기업벤처부가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0년 옛 현대중공업이 디젤엔진을 개발했는데, 이후에도 엔진에 들어가는 피스톤만큼은 해외업체로부터 공급받다가 A사와 협력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옛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을 바꿔 조선관련 사업부문 전부를 분할하고 새 현대중공업으로 거듭났다.


공정위 조사결과 현대중공업은 자사 비용절감을 위해 A 대신에 B사에 피스톤 견적을 요청하고 실사를 했으나 미비점이 발견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A사 기술자료를 B사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은 B사에 제공된 자료에 대해 자사가 제공한 사양을 재배열한 것일뿐 단순히 양식을 참조해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도급 관계에서 원사업자가 사양을 제공해야 하는 게 당연한 데다가 B사에 제공된 기술자료들에는 사양 이외 A사의 공정순서, 품질 관리를 위한 공정관리 방안 등 기술까지 포팜돼 있어다.


현대중공업은 A사에 빈 양식을 보내면서 자료 작성을 요청한 반면 B사에는 A사가 관련 내용을 모두 기입한 기술자료를 보내주기도 했다. B사가 작성한 자료에서 A사가 작성한 것과 동일한 오기가 동일한 위치에서 발견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중공업은 A사에게 이원화 진행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은채 이원화 완료 후 A사에 단가 인하 압력을 넣어 3개월간 약 11%의 단가 인하를 이끌어냈다. 이어 이원화 후 1년이 지나자 A사와 거래를 단절하고 B사로 거래처를 바꿨다.


공정위는 이 사안을 조사한 결과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하거나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정당한 사유가 있어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라도 반드시 서면 방식을 취하도록 현대중공업에 시정명령했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이 A사 기술자료를 유용한 행위에 대하여 9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물리기로 했다. /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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