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이종삼 기자] 행정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면서도 국민과 기업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법·제도적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플랫폼 규제 강화 등으로 과징금 제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절차적 정당성과 적법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행정법이론실무학회와 정보통신정책학회,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제재의 효율성과 정당성'을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행정제재의 헌법적 정당성과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제도 개선 방안 등을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과징금 제도가 강화되고 부과 규모도 확대되면서, 형벌에 준하는 절차적 통제와 책임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제재의 실효성과 함께 절차적 권리 보장 및 예측 가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원우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과징금 제도가 크게 강화되고 있지만, 제재의 실효성뿐 아니라 법적 근거와 절차, 책임 원칙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징금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형벌에 준하는 절차적 통제와 책임주의, 비례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규제는 보호해야 할 법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면서도 수범자가 예측 가능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고, 책임 있는 행위에 대해서만 비례적으로 제재하며 궁극적으로 더 나은 준법과 예방을 유도하는 규제"라며 "효율성과 정당성, 공익 보호와 산업 혁신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용석 정보통신정책학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논의가 학술적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행정제재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함께 높이는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윤 행정법이론실무학회장은 플랫폼 규제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과징금 제도가 행정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관련 법제의 해석과 적용, 개선 입법에 도움이 되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시강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법률상 의무의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의 위헌성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행정제재가 확대되는 현실에서 법률유보원칙과 적법절차, 재판청구권 보장 측면에서 현행 과징금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교수는 법률상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의 분리 또는 법관의 전권 심사에 의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법관의 재판을 통한 제재 부과와 행정제재에 대한 통상적·전면적 통제 등 다양한 심사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오 국립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과징금 제도의 기능과 산정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방식은 사업자가 실제 불법이익을 얻었거나 얻을 가능성을 전제로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은 대부분 제3자의 해킹 등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환수적 요소를 과징금 산정 공식에 반영하거나 위반 유형별로 산정 방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배기철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산정 방식의 현황과 개선 방향을 설명하며,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위반행위는 위험 제거와 불법성에 대한 제재를 위한 공적 규제로 다루고, 손해배상은 정보주체의 원상회복과 피해 구제를 위한 사적 구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배 교수는 과징금과 손해배상은 모두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기능과 목적이 서로 다른 만큼, 국가의 공적 제재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사적 구제가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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