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안전장비 60% 부적정 사용…정부, 산재예방사업 개선 추진

최신정책 / 이상훈 기자 / 2026-04-29 16:36:17
스마트 안전장비 안전기능 미사용·고장·방치 등 부적정 사용 60% 확인
▲ 안전장비 부적정사용 [국무총리실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정부가 산업재해예방사업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품목 검증, 위험·노후 설비 폐기 확인, 보조금 환수와 사후관리 절차 개선을 추진한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고용노동부와 합동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시행 중인 산업재해예방사업 추진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 결과 최근 4년간 추진된 산업재해예방사업에서 위법·부적정 사항 22건, 세부 건수 2,047건이 적발됐다.

 

산업재해예방사업은 산재보험기금을 재원으로 산업현장의 유해·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안전장비 지원, 위험·노후 설비 교체 지원, 기술지도 등이 포함되며 연평균 약 1조 원 이상이 집행되고 있다.

 

정부는 사업 지원이 계속됐음에도 국내 산업현장의 사고사망만인율이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규모가 큰 사업장보다 더 취약한 상황을 점검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2025년 8월부터 2026년 1월까지 고용노동부와 함께 산업재해예방사업 추진실태를 점검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산업재해 예방효과 미흡, 보조금 부정수급과 과다지원, 사후관리 미흡과 업무처리 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

 

가장 먼저 지적된 부분은 스마트 안전장비의 현장 활용 문제다. 공단은 2023년부터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 예방을 위해 차량 충돌예방장치 등 스마트 안전장비 37종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지원 현장 345개 장비를 점검한 결과 207개, 60%가 안전기능 미사용, 고장, 방치 등으로 적정하게 활용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차량 충돌예방장치의 부적정 사용률이 80%로 가장 높았다. 근력보조슈트는 76%, 스마트지게차는 64%, 인체감지시스템은 50%로 조사됐다. 일부 장비는 지원 품목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재해예방 효과와 현장 적용성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가 검토나 현장실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트 안전장비의 활용 저조에 이어, 위험·노후 설비 교체 지원에서도 기존 설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공단은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 개선을 위해 노후·위험 설비 교체를 지원해 왔으나, 2024년 지원 사업장 4,111곳 가운데 교체 대상 기존 설비를 폐기한 곳은 933곳, 22.7%에 그쳤다.

 

나머지 다수 사업장은 신규 설비를 지원받고도 기존 위험·노후 설비를 계속 사용하거나 다른 사업장으로 반출·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수량 제한이 없어 기존 설비 교체 필요 수량보다 많은 신규 설비가 지원된 사례도 확인됐다.

 

기술지도 사업에서도 지원 대상과 사후 관리의 불균형이 지적됐다. 건설 분야에서는 사망사고가 많은 지붕 개보수·외부도장 현장보다 접근이 쉬운 도심지 인테리어·리모델링 현장에 컨설팅이 집중됐다. 제조 분야에서는 기술지도 이후 위험요인이 개선되지 않은 사업장 가운데 약 5%만 공단 추가점검을 받았고, 나머지는 사업주의 개선 의지가 있다는 이유로 관리가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장비와 설비의 활용 문제는 보조금 집행 과정의 부정수급·과다지원 문제로도 이어졌다.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에서는 지원사업장과 판매업체 등이 투자금액 증빙자료를 부풀리거나 위·변조해 지원금을 받은 사례가 적발됐다. 사업장 자부담금을 되돌려받는 페이백 사례를 포함해 부정수급 81건이 확인됐고, 공단은 점검기간 중 관련 전체 사례 191건에 대해 수사의뢰 조치를 했다.

 

건설현장 안전시설 비용 지원에서도 과다지원 사례가 확인됐다. 공단은 소규모 건설현장 지원 여부를 판단하면서 공사계약서가 아닌 산재보험 가입신고상 공사금액을 확인해 왔다. 이 과정에서 실제 공사금액을 축소하거나 하나의 현장을 복수 공사로 나눠 신고한 사례,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사금액을 적용해 지원 대상에 포함된 사례 등이 적발됐다. 해당 분야의 과다지원은 571건, 35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다른 공공기관과의 중복지원도 드러났다. 2024년 유사사업을 시행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공공기관과의 중복지원 점검 결과 29건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14건은 실제 투자비를 초과한 지원 등 예산 낭비 사례로 적발됐다.

 

지원 이후 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지원 설비와 장비가 의무 사용기간 동안 목적에 맞게 유지·사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후 기술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부적격자 투입, 점검내용 허위 작성, 실제 설비와 다른 내용 작성, 미사용·방치 설비를 적정 사용으로 표기한 사례 등 191건의 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

 

폐업 사업장에 대한 환수 절차도 지적됐다. 지원 후 의무 사용기간 중 폐업하면 지원 취소와 환수 조치를 해야 하지만, 폐업 확인과 후속 절차가 지연되거나 폐업이 확인된 뒤에도 지원설비를 다른 사업장에 양도한 것으로 사후 승인한 사례 등 145건이 적발됐다.

 

정부는 이번 점검 결과에 따라 산업재해예방사업의 지원 기준과 관리 절차를 정비한다. 스마트 안전장비는 지원 품목 선정 단계에서 재해예방 효과와 현장 활용성 검증을 의무화하고, 장비 사용 교육과 자가점검표 보급, 적정사용 점검을 강화한다. 활용도가 낮은 품목은 지원 지속 여부를 검토한다.

 

위험·노후 설비 교체 지원은 기존 설비의 폐기와 개선조치 확인 절차를 강화한다. 안전동행 지원사업은 기존 위험·노후 설비 폐기를 조건으로 하는 1대 폐기, 1대 신규 방식으로 개선한다. 기술지도 사업은 건설 분야의 경우 고위험 작업유형 현장에 집중하고, 제조 분야는 위험요인이 개선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한 공단 추가점검을 강화한다.

 

보조금 부정수급과 과다지원을 막기 위한 조치도 추진된다. 정부는 스마트 안전장비 품목별 지원금액 한도를 설정하고, 건설현장 지원 시 도급계약서와 건설공사대장 등을 통해 공사금액 확인을 의무화한다. 다른 공공기관과의 중복·과다 지원을 방지하기 위해 기관별 제한 규정을 명확히 하고, 중소기업빅데이터플랫폼을 통한 점검도 강화한다.

 

사후관리 절차도 개선된다. 사후 기술지도는 공단 점검과 연계해 용역관리를 강화하고, 폐업 여부 확인은 국세청 정보시스템과 연계한 상시 폐업관리시스템을 통해 운영한다. 폐업 사실 방문 확인 절차를 생략하는 등 환수 절차도 간소화한다.

 

정부는 스마트 안전장비 보조금 부정수급과 관련해 93억9,800만 원을 환수하고, 다른 공공기관과의 중복지원으로 확인된 2억1,200만 원도 환수할 계획이다.

 

정부는 산업재해예방사업 추진실태 점검에 따른 후속조치와 제도개선 과제를 이행해 위법·부적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산업재해예방사업이 소규모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해소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도록 효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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