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서 이주노동자에 소화기 분사...경찰, 사업주 입건

노동환경 / 이정자 기자 / 2026-09-23 14:19:21
노동당국 임금체불·강제근로 여부 점검...피해자 보호 병행
▲ 이주노동자들에게 소화기를 분산하는 사업주 모습(사진: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전남 고흥에서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한 혐의를 받는 60대 사업주가 경찰에 입건됐다.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도 현장 조사와 근로감독에 나서면서 폭행뿐 아니라 임금체불 등 추가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23일 폭행 혐의로 어업 종사자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6시께 고흥군 녹동 인근 주거시설에서 자신이 고용한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 2명을 향해 분말소화기를 여러 차례 분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이후 피해 노동자들은 경찰서를 찾아 A씨를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 노동자들이 일을 성실하게 하지 않는 문제 등으로 이전부터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인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전날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약 2분50초 분량의 영상에는 숙소에 있던 노동자들을 향해 A씨가 욕설을 하고 소화기를 분사하는 모습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는 피해자들이 고용허가제(E-9)를 통해 입국해 고흥지역 어선에서 일해왔으며 폭행뿐 아니라 임금체불 등 다른 인권침해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노동당국에는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과 피해자 보호를 요구했다.

정부 기관들도 각각 조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지난 22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소속 이민자 인권침해 조사단을 현장에 투입했다.

조사단은 피해자 면담과 현장 확인, 관련 자료 확보 등을 통해 제기된 인권침해와 임금체불 의혹을 살펴볼 예정이다. 피해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를 비롯해 주거·근무 환경과 고용관계, 국내 체류 상황 등도 함께 확인한다.

조사 결과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되고 피해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체류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근무처 변경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폭행 등 범죄 혐의와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 및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해자들이 필요한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도 해당 사업장에 대한 수시감독에 들어갔다. 관할 기관인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은 전담팀을 구성해 사건 경위와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폭행과 강제근로 의혹을 비롯해 임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됐는지 등도 조사 대상이다.

피해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병행한다. 노동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필요한 경우 쉼터와 연계하고 사업장 변경 절차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고흥군도 전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하고 관계기관의 조사와 피해자 보호 등에 협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피해 노동자와 A씨의 진술, 공개된 영상 등 관련 자료를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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