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과거 스토킹처벌법위반 혐의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 처벌을 면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였다. 이 때문에 많은 피의자가 사건 초기 어떻게든 피해자를 찾아가 합의를 종용하거나 대화를 시도하곤 했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스토킹 범죄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전면 폐지되면서 사법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제는 수천만 원의 합의금을 주고 처벌불원서를 받아내더라도 국가가 주도하는 형사 재판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 변화를 모른 채 피해자에게 연락해 "합의해달라"고 애원하거나 주변을 서성이는 행위는, 사법당국의 눈에 선처를 구하는 태도가 아닌 추가적인 2차 스토킹 행위로 비쳐 형량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최악의 자충수가 된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기본 법정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스토킹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과 법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 다양한 잠정조치를 신속하게 내린다. 이 상태에서 "미안하다", "고소를 취하해달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계좌이체 메시지로 1원씩 송금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잠정조치 위반죄'라는 별개의 형사 범죄를 구성한다. 가중 처벌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재판부와 수사기관은 수사 중인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사적으로 접촉하는 행위를 대단히 위험한 보복 및 증거인멸 시도로 본다. 피해자가 느낄 주관적 공포심이 가중되었다고 판단되면 재판부는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더라도 양형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오히려 '범행 후의 정황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가중 처벌을 내린다.
유무죄와 기소유예 등 선처의 갈림길은 '얼마나 처절하게 매달렸는가'가 아니다. 오히려 단속이나 고소 직후 일체의 사적 연락을 전면 차단하고 수사기관의 잠정조치에 완벽히 순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합의 절차는 오직 법정 대리인이나 형사조정위원회 등 제도적으로 허용된 방안을 통해 안전하게 진행해야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합의에 눈이 멀어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가볍게 여긴 피의자들이 마주하는 가장 치명적인 조치는 바로 '잠정조치 4호'의 기습적인 집행이다. 피해자에게 합의를 구걸하기 위해 집 앞으로 찾아가거나 지속적으로 전화를 거는 등 잠정조치를 무시한 정황이 명확할 때, 법원은 영장 발부 전이라도 피의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최대 1개월간 강제로 가둘 수 있는 잠정조치 4호를 결정한다. 구속 재판으로 가는 하이패스나 다름없으며 인신이 구속된 상태에서 대단히 불리하게 재판을 준비해야 하므로 방어권 행사도 더욱 어려워 진다.
본인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상대방이 본인의 행위로 공포심을 느꼈다는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방의 거부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연락, 접근을 반복하여 시도하면 위해를 가할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수사기관 및 재판부의 눈에는 ‘2차 가해’로 비칠 수 밖에 없다. 스토킹처벌법위반은 그 자체만으로도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처벌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최악의 대응은 삼가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최창무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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