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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제공] |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발명과 디자인은 사람이 창작 과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특허나 디자인 등록을 받을 수 있다. AI가 생성한 결과물도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는 경우 저작권 등록 대상에서 제외되며, 단순한 지시어 입력만으로는 권리를 인정받기 어렵다.
국무총리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2차 본회의를 열고 AI 활용 발명과 디자인의 출원 기준, 생성형 AI 관련 저작권 안내서 등 5종의 가이드라인을 종합 점검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AI를 활용한 창작물의 권리 인정 기준을 특허·디자인·저작권 분야별로 살펴보고, 출원 및 등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쟁점과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AI 활용 발명 특허출원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생성형 AI 저작권 가이드라인 3종, AI 활용 디자인 출원 가이드라인이 주요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우선 특허 분야에서는 AI 자체를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는 원칙을 적용한다. AI를 이용해 기술적 결과물을 만들었더라도 사람이 발명의 구체적인 조건을 설계하거나 AI가 제시한 결과를 선별·수정하는 등 창작 과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구자가 직접 설계한 물리적 조건을 AI에 입력해 기계장치의 구조를 도출하거나, AI가 제시한 화합물 후보 가운데 유효한 물질을 선별한 뒤 분자구조를 수정한 경우에는 발명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AI가 제안한 신소재 배합 비율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해 발명을 구체화한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반면 AI에 일반적인 지시만 내리거나 생성 결과물을 별도 검토 없이 그대로 출원한 경우에는 발명자로 인정받기 어렵다. 심사관은 사람의 실질적 기여가 의심되는 출원에 대해 거절이유를 통지하고 자필서명이 포함된 발명자 확인서 등을 요구할 수 있다.
특허출원 과정에서 기술적 내용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출원인은 AI가 생성한 실험결과나 기술적 설명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발명을 실제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허위 실험결과 등을 제출해 특허를 받은 경우에는 특허무효뿐 아니라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디자인 분야에서도 사람의 창작적 기여 여부가 권리 인정의 기준이 된다. AI는 디자인 창작자로 인정되지 않으며, 출원서의 창작자 항목에도 AI 명칭을 기재할 수 없다.
다만 사람이 디자인의 전체적인 심미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특징을 구상하고 AI를 이용해 이를 구체화했다면 디자인 등록이 가능하다. 형상과 비율, 색채 등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입력하고 결과물을 개선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반대로 기존 의자 디자인을 AI에 입력한 뒤 개선된 디자인을 만들어 달라는 일반적인 지시만 내리고 생성 결과물을 그대로 출원했다면 실질적인 창작 기여로 인정받기 어렵다.
디자인 출원인은 AI에 입력한 초안이 외부에 공개되거나 학습데이터로 활용돼 신규성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식재산처는 창작자 입증에 대비해 지시어 입력 내역과 수정 과정 등 관련 기록을 보관하도록 권고했다.
저작권 분야에서는 AI가 생성한 결과물과 사람이 창작적으로 개입한 저작물을 구분한다. 생성형 AI 산출물 자체는 저작권 등록이 불가능하지만, 사람이 결과물을 선택·배열·구성하는 과정에 창작적으로 기여했다면 편집저작물로 등록할 수 있다.
저작권 침해 여부는 기존 저작물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과물을 만들었는지에 관한 의거성과 기존 저작물의 창작적 표현이 얼마나 유사한지에 관한 실질적 유사성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AI 활용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저작물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결과물이 생성됐다면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I 학습에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규정의 적용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현행 저작권법 제35조의5는 이용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종류와 용도, 이용된 부분의 비중과 중요성, 저작물의 시장이나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업적 목적으로 AI를 학습시키거나 웹 크롤링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정이용에서 일률적으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별 이용행위가 공정이용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요소들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관련 안내서는 이미 발간돼 제공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올해 4월 30일 생성형 AI 관련 저작권 안내서 4종을 모아 공개했으며, 이 가운데 저작권 등록과 분쟁 예방, AI 학습의 공정이용에 관한 3종이 이번 회의에서 검토됐다.
정부는 향후 AI 활용 발명과 디자인의 출원·심사 사례를 축적하고 관련 심사기준을 보완할 계획이다. 특히 지식재산처는 고의적인 신의성실 원칙 위반 출원에 대해 특허 거절이나 무효 등 법적 제재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 신설을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AI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상담을 이어가는 한편, 연내 AI 학습 목적의 저작물 양도·이용허락 표준계약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AI 활용 저작물 등록 과정에서 인간의 기여도를 명시하는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정보명세서 도입도 추진한다.
한편 이날 위원회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의 소속이 국무총리로 변경된 데 따른 운영세칙 개정안도 논의했다. 전문위원회는 기존 5개 분야에서 전략기획, 진흥성장, 보호·집행, 활용·사업화 등 4개 분야로 개편하는 내용을 반영했다.
계승균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은 “AI는 이제 창작의 보편적인 도구가 되었지만, 지식재산 제도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의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며 “오늘 논의한 가이드라인이 AI를 활용한 정당한 창작은 두텁게 보호하고 무분별한 출원은 걸러내는 공정한 지식재산 질서의 기준이 되도록, 국제규범 논의에서도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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