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안전신문]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낮에는 더위가 이어지는 환절기가 다가왔다. 이맘때면 콧물과 기침을 달고 살거나, 감기가 낫자마자 다시 컨디션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자녀가 자주 아픈 것도 속상하지만, 성장기라면 키 성장에 대한 걱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부터 성장 점검이 필요한 걸까. 감기 횟수 자체를 이상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소아는 일반적으로 1년에 6~8회가량 감기를 앓으며, 단체생활을 시작한 아이라면 이보다 잦을 수 있다. 반면 성장 속도는 만 5세부터 사춘기 이전까지 1년에 5~6cm가량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몇 번 앓았는지보다, 앓고 난 뒤 이 성장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지가 실질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
1년에 6~8회 감기를 앓는 것은 그 자체로 이상 신호라고 보기 어렵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아플 때마다 식사량이 급격히 줄고, 회복한 뒤에도 식욕과 활동량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다. 이런 패턴이 환절기마다 반복되면 성장에 필요한 영양과 휴식이 만성적으로 부족해질 수 있다.
감기 증상 자체는 대개 5~10일 안에 호전되며, 기침이나 콧물은 2~3주까지 남기도 한다. 관건은 증상이 가라앉은 이후다. 열이 내리고 기침이 잦아들었는데도 식사량과 활동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매번 오래 걸린다면, 아이가 아팠던 횟수보다 회복에 쓰인 기간을 합산해서 볼 필요가 있다. 평소 편식이 심하거나 소화기가 약한 아이라면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체중 변화를 함께 기록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충분히 재우는데도 아이가 아침마다 힘들어한다면 어떨까. 이때는 수면의 질을 의심해볼 수 있다. 환절기에는 비염이나 코막힘 탓에 밤새 뒤척이거나 입으로 숨을 쉬느라 깊이 잠들지 못하는 아이가 늘어난다. 소아 수면 분야에서는 일주일에 3회 이상 코를 고는 경우를 ‘습관성 코골이’로 분류하며, 이러한 수면호흡장애가 이어지면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자는 시간은 충분한데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거나 낮에 유독 피곤해한다면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 하루 이틀의 상태가 아니라 일정 기간의 기록이 기준이 된다. 최소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같은 조건에서 키와 체중을 측정해두면, 지난해와 비교해 성장 속도가 유지되고 있는지, 키와 체중이 균형 있게 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거나 키와 체중 증가가 동시에 정체됐다면 취침 시간이 늦어지지는 않았는지, 아침 식사를 거르고 있지는 않은지 등 생활 습관부터 점검하는 것이 순서다.
또래보다 키가 작다는 사실 자체보다, 잘 자라던 아이의 성장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성장 속도가 1년에 5cm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진다면 성장주사를 고민하거나 또래와 비교하며 지켜보기보다 의료진을 찾아 현재 면역력 저하로 인한 성장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누리한의원 광주신세계점 기호필 원장
[ⓒ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