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는 27일, 2017년 조사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닭고기 전문 기업집단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총수 아들 회사인 육계 가공업체 '올품'을 부당 지원하고, 올품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적발했다.
이에, 시정명령과 하림 계열 8개사(팜스코(036580), 선진, 제일사료, 하림지주(003380), 팜스코바이오인티, 포크랜드, 선진한마을, 대성축산)와 올품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48억8천8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과징금은 지원주체 8개사는 총 38억 9백만원, 지원객체인 올품에 대해서는 10억7900만원이다.
공정위 조사결과, 하림그룹 동일인 김홍국 총수는 2012년 1월 장남 김준영에게 하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2013년 3월 한국썸벧판매에서 사명올 변경한 올썸에 지분 100%를 증여했다. 이를 통해 준영 씨는 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당시 한국썸벧)→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하림그룹으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를 통해 아버지를 뛰어넘는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
이후 하림그룹 계열회사들은 동일인과 그룹본부의 개입아래, 다음 3가지 행위를 통해 올품에게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졌다.
첫째, 국내 최대 양돈용 동물약품 수요자인 계열 양돈농장들(팜스코, 팜스코바이오인티, 포크랜드, 선진한마을, 대성축산 등 5개사)은 동물약품 구매방식을 종전 계열농장 각자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서만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에 2012. 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올품으로부터 동물약품을 높은 가격으로 구매했다.
둘째, 계열 사료회사들(선진, 제일사료, 팜스코 등 3개사)은 기능성 사료첨가제 구매방식을 종전의 각사별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2012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거래상 역할이 사실상 없는 올품에게, 중간마진으로 구매대금의 약 3%를 수취하게 했다.
셋째, 2018년 7월 하림지주로 사명 변경한 제일홀딩스(제일홀딩스)는, 2013년 1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올품 주식 100%를 한국썸벧판매에 낮은 가격으로 매각했다.
2013년 1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옛 올품의 NS쇼핑 주식이 문제가 되자, 이를 올품에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매각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옛 올품은 한국썸벧판매가 현재의 올품으로 이름을 바꾸기 전 흡수합병한 육계가공업체다. 당시 NS쇼핑의 주가는 하림지주가 올품에 매각한 가격 대비 6.7∼19.1배 높았다.
공정위는 위 3가지 행위를 통해 올품이 지원받은 금액은 약 70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물약품 고가매입 32억 원, 사료첨가제 통행세 거래 11억원, 구올품 주식 저가 매각 27억원 등이다.
이 사건 지원행위는 하림그룹 내에서 동일인 2세가 지배하는 올품을 중심으로 한 소유집중 및 자신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올품의 사업상 지위를 강화하는 시장집중을 발생시킬 우려를 초래랬다.
또한 올품은 계열사 내부시장(계열농장向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사건 지원행위를 통해 강화된 협상력을 기반으로 핵심 대리점별로 한국썸벧 제품(올품 자회사 생산 제품, 이하 자사 제품)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조건으로 내부시장에 대한 높은 판매마진을 보장해주는 전략(충성 리베이트)을 사용함으로써 자사 제품의 외부시장(비계열농장向 시장) 매출을 증대시켰다. 그 결과 2012∼2016년 자사 제품의 대리점 외부 매출액은 지원 행위 전과 비교해 약 2.6배 증가했다.
이러한 행위는 경쟁 제조사 제품의 대리점 유통을 어렵게 하고 대리점들이 올품 제품만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봉쇄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이 사건 지원행위의 효과가 한국썸벧의 주력 제품인 항균항생제 시장으로까지 전이되는 결과를 발생시켰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동일인 2세 지배회사에 대한 지원행위를 통해 승계자금을 마련하고 그룹 지배권을 유지·강화할 수 있는 유인구조가 확립된 후 행해진 계열사들의 지원행위를 적발한 것인 점, 계열사들의 지원금액을 기반으로, 자사 제품의 판매목표 달성과 내부시장 판매이익 보장을 연계시켜 지원객체의 자회사가 속한 시장에까지 지원행위의 효과를 전이시킨 행위를 적발한 점에 의의가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총수일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지원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올품이 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 회사가 됨에 따라 하림그룹에서는 올품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상속 재원을 마련하고 그룹 경영권을 유지·강화하려는 유인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행위에 비해 제재 수위가 낮다는 지적에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해선 대체로 대규모기업진단을 중심으로 조사·적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행위가 중견기업 집단 시기에 발생한 점을 많이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2016년 4∼9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총수 고발 처분을 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고가 매입이나 과다한 중간 마진 지급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직접적인 증거까지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림은 이날 공정위의 처분에 대해 "올품에 대한 계열사들의 부당지원이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과도한 제재가 이뤄져 아쉽다"면서 "공정위의 의결서를 송달받으면 이를 검토해 해당 처분에 대한 향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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