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안철수와 김종인’의 기싸움

정치 / 박효영 / 2021-01-19 16:55:39

[매일안전신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중심으로 야권 단일화 논쟁이 거센 가운데 양측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안 대표에게 입당 및 합당을 제안하며 조건부 출마설을 내세웠다가 출마선언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와의 물밑 회동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후보 1명과 야권 후보 2명이 붙으면 필패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막판에 가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런 식의 정치 싸움이 길어지면 대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빨리 결정해야 한다. 안 대표는 일단 입당이나 합당은 없다면서도 국민의힘이 미국 민주당 사례처럼 서울시장 후보 경선의 문호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선으로 최종 후보를 정한 뒤에야 외부 인사와의 단일화 협상이 가능하다면서 바로 쳐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 대표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입당하라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얘기”라며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플랫폼을 국민의힘 책임 하에 관리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가장 경쟁력 있는 야권 단일 후보를 뽑기 위한 실무 논의를 조건없이 시작하자”며 “이 플랫폼에는 나 뿐만 아니라 무소속 후보를 포함한 야권의 누구든 참여할 수 있게 하자. 누가 단일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그의 당선을 위해 앞장서 뛰겠다고 대국민 서약을 하자”고 역으로 제안했다.


과거 △2011년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범시민 야권 후보 경선 모델 △2016년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주)의 민주당 대권 경선 모델 등이 있는데 안 대표는 이처럼 국민의힘이 경선 플랫폼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관련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조만간 실무 대표를 인선하겠다”면서 “국민의힘에서 실무 대표를 인선하는 즉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 출사표를 제시한 인물만 무려 10명(박춘희·이혜훈·김선동·이종구·오신환·조은희·김근식·김정기·나경원·오세훈)에 이른다. 1차 예비경선과 2차 본경선이 곧 열릴 계획인데 사실상 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안 대표의 최측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재선)은 2차 본경선에서 다 붙어보면 좋겠다고 밝히면서도 실무 협상에 따라 1차부터 합류하라고 하면 그럴 용의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결론적으로 안 대표는 새해벽두부터 여러 여론조사들에서 자신이 가장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국민의힘 경선에 들어가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보여진다. 물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방송된 MBN <판도라>에 출연해서 다른 국민의힘 후보들이 항목에 포함돼서 그렇지 이들 지지율을 다 합하면 안 대표의 지지율을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의 안 대표가 국민의힘 지지세를 넘어섰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설명이다.


어찌됐든 입당 및 합당은 불가능하지만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역공 카드가 그렇게 제시됐지만 김 위원장은 평소대로 바로 거절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후보를 확정하기 전에 단일화를 할 수는 없다”면서 “그 사람(안 대표)은 국민의당 후보로 나오겠다는 것인데 우리도 후보를 확정한 다음 단일화 논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당은 시장 후보 신청을 받아 1차 경선을 하는 과정에 있다. 절차를 다 마치고 난 다음 단일화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안 대표와 단일화 관련 실무 협상을 하자는 제안에 대해) 우리 당은 우리 당이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제의를 받았다고 해서 수용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 대표와의 연대를 중시하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마저 “안 대표의 요구는 현재 당헌상으로 쉽지 않다”며 “안 대표가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동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작년 4.15 총선 이후 김 위원장을 비상 당권으로 데려온 결정적 책임이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의 컨펌없이 안 대표에게 호의적인 신호를 줄 수 없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할 때마다 특유의 냉소적인 어투로 “관심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과거 안 대표와 함께 일해본 경험이 있어서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잔뜩 풍기면서 매번 안 대표에 대해 언급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는 식이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가장 먼저 하고 지지율 선두권에 랭크됐음에도, 김 위원장은 스탠스를 바꾸지 않고 있다. 삼분지계로 표가 분산되어 서울시장을 민주당에 내줄 수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두 사람이 최종적인 타협을 봐야 한다. 그러나 아직 둘의 기싸움은 멈출줄 모른다.


한편, 여권의 유력 주자로 꼽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까지만 장관직을 맡고 사의를 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굳힌 것으로 점쳐진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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