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정의 서울시장 출사표 “서울특별시 해체” 확실한 차별화  

정치 / 박효영 / 2021-01-11 18:03:09

[매일안전신문] 정의당 소속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확실히 정의당다운 진보적인 비전을 내놨다. 권 의원은 1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며 부동산 공급과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춘 보수정당 주자들과는 확연한 차이점을 보였다. 권 의원은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노동자 출신으로 노동조합 활동에 집중해왔고 민주노동당 때부터 진보정당 활동을 해왔다. 진보정당의 부침이 정리된 2015년 정의당에 입당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1번을 받아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됐다.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서울, 전면수정 다른 서울은 가능하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서울, 전면수정 다른 서울은 가능하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권 의원은 “서울을 전면 수정하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서울 인구를 적정화하고 서울 주도 균형발전 전략을 시행함으로써 서울특별시를 해체하겠다. 수도 이전을 앞장서서 추진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진보진영의 전통 의제이지만 아직까지 논의가 요원한 국공립대학 통합 네트워크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대학 서열화에 따라 명문 사립대들이 서울에 몰려 있는데 이러한 교육 헤게모니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권 의원은 서울형 주택연금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친노동 서울정부”를 기치로 내걸고 노동 부시장 직제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권 의원은 “서울시 최초의 성평등시장이 되겠다”며 젠더정책국과 서울젠더안전진흥원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개신교 우파들의 집중 타겟이 되는 퀴어 퍼레이드 행사에 대해서는 서울시 공식 후원으로 안정적인 개최를 보장하겠다고 역설했다.


여기까지만 살펴봐도 마치 서유럽의 정치 풍경이 재현되는 것만 같은데 그만큼 권 의원은 지난 2년반 동안 서울시의원 의정활동을 해오면서 지금 당장 서울에 필요한 의제들을 깊게 탐구했고 근본 패러다임이 다른 서울시장 공약을 내놨다.


흔히 정의당 내부의 세력 분포를 두고 크게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으로 협력하자는 쪽이 있고, 문재인 정부 역시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딛고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 있다. 양쪽이 비등비등한데 권 의원은 확실히 후자다. 권 의원과 같이 승무원 출신으로 정의당 정치인으로 자리잡은 박창진 전 갑질근절특별위원장은 전자쪽이다.


권 의원은 작년 5월15일 총선에서 목표 달성에 완패한 5기 심상정 대표 체제에 비판 성명을 낸 17인 중에 1명이다. 당시 17인은 “새로운 사회계약을 위한 100가지 길을 만들자”면서 심 대표 체제의 정의당이 자발적으로 민주대연합 노선에서 탈피하지 못 하고 밀려나게 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정의당은 한국 정치판에서 대선이나 서울시장 선거와 같은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후보를 무조건 내야 할 정도의 메인 정당으로 자리잡았다. 2014년 지방선거 때만 하더라도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 여파로 정의당은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 했는데 이제는 그 위상이 달라졌다. 어쨌든 정의당은 현실적 당선가능성과는 무관하게 나가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메시지를 어필하고, 어떤 조직력을 보여주고, 어떤 성적표를 받아내는지에 따라 향후 정치적 진로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권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권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무엇보다 권 의원은 얼마전 출사표를 낸 오신환 전 의원(국민의힘)이 꺼낸 것처럼 2011년 보편적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태의 주역들에 대해 강하게 비평했다. 오 전 의원은 지금 서울시장 판세를 주도하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등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그들을 염두에 두고 “무상급식 갈등하던 조연들”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놨다.


권 의원은 더 나아가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다 임기를 채우지 못 하고 떠난 자리에 박원순 후보가 출마했다. 그때 박원순 시장과 단일화한 사람이 안철수 후보였고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사람이 박영선 장관”이라며 “범민주당 진영의 박원순 후보와 경쟁해 낙선한 사람이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라고 환기했다.


이어 “그때 당선돼 10년간 서울시장을 했던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 해 보궐선거를 하게 된 것”이라며 “이것이 모두 10년 전 2011년의 이야기다. 서울시는 상전벽해가 됐는데 왜 정치인만 그대로인가. 옛 사람들 이야기를 반복해서는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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