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전신문] 조건부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회동을 앞두고 있다. 안 대표는 새해 벽두부터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다. 오유안(오세훈·유승민·안철수) 중 먼저 출마선언을 한 안 대표가 치고나가고 있는데 이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만났다. 안 대표는 ‘야권의 서울시장 탈환’과 ‘국민의힘 입당 안 하고 단일화 모색’이라는 2가지 베스트 시나리오를 손에 쥐고 있다. 이런 기세에 오 전 시장이 제동을 걸기 위해 조건부 출마론을 내세웠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을 성사시키면 불출마하고, 그렇지 않으면 출마를 하겠다는 것이다. 후자는 삼분지계로 안 대표의 낙선을 위협하는 처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물론 오 전 시장이나 안 대표나 어떻게든 더불어민주당에 서울시장을 다시 내줄 수 없다는 ‘대의’를 강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최후의 단일화 협상은 있을 것이다.
오 전 시장은 11일 방송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전화로 출연해서 “이번 보궐선거가 중요해서 후보 단일화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만약에 당대 당 야권 통합이 아닌 후보 단일화 그러니까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만 행하는 후보 단일화만 했을 경우 그 이후에 대선까지 가서 오히려 야권이 분열되는 상태로 대선을 치르는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이번 단일화가 대선에서 야권 분열을 잉태하는 나쁜 단일화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오 전 시장은 안 대표를 만나기 전 공개적으로 입당 또는 합당을 해야 202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훨씬 더 유리하다는 어필을 한 셈이다. 안 대표가 국민의당 소속으로 서울시장이 되면 더더욱 야권 진영 전체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경쟁 구도가 공고해질 것이기 때문에 대선에서 악영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단 3석의 국민의당이 안 대표의 맨파워로 102석의 제1야당을 제치고 서울시장을 쟁취하면 의석수 차이를 넘어서는 존재감이 부여될 수밖에 없다.
오 전 시장은 “더군다나 만에 하나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되는 것이 아니라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야당 분열의 형태가 고착화되는 것”이라며 “그 이후에 당선된 안철수 후보의 신분으로 우리 당으로 입당하겠는가? 안 할 확률이 훨씬 높다. 그렇게 되면 분열된 상태가 계속 갈 수밖에 없고 그것이 내년에 피해야 되는 야당 분열의 고착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 최대한 그 위험을 낮추고 단합의 가능성을 높이자는 시도가 왜 불필요하다고 보는지 나는 그 부분이 잘 이해가지 않는다”고 풀어냈다.
오 전 시장은 대권 분열 시나리오를 환기하며 안 대표에게 합당 또는 입당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특히 오 전 시장은 다른 두 당의 별개 후보가 최종 단일화를 하는 것 보다는 하나의 당에서 다른 후보들이 경선을 거쳐 단일화를 이뤄내야 자연스럽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당이 다르다는 것은 정강정책과 원칙을 달리한다는 뜻인데 아무리 선거 승리가 목전에서 갈증난다고 하지만 선거 승리를 위해서 선거 때마다 이런 식의 정강정책을 달리하는 정당끼리 후보 단일화를 한다는 게 사실 정상적이고 추구를 해야 되는 바람직한 형태의 정치행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나아가 누구나 이번 4.7 보궐선거에 대해 2022년 대선의 교두보라고 여기고 있다는 점도 주효하다. 오 전 시장은 차기 대권 주자 지형도에서 연일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역학관계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윤 총장이 정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역학관계를 만드는 차원에서) 내가 이렇게만 말씀드려도 아마 혜안이 있는 분들은 짐작이 가실 것”이라고 말했고 김종배 진행자는 “만약에 안철수 대표하고 합치게 된다면 이른바 제3지대의 여지를 없애버리기 때문에 윤석열 총장에게도 다른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고 같이 할 수 있는 길을 트는 거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가”라고 물었다.
오 전 시장은 비슷하다고 수긍했다.
여기까지는 오 전 시장의 구상에 불과하다. 안 대표의 입장이 있다. 안 대표는 어찌됐든 ‘폴생폴사’라고 하는 정치판에서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끝까지 버티면 결국 입당하지 않고도 자신으로의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놓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오 전 시장도 두 당 후보가 최종 단일화 담판을 하는 시나리오까지 예상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그건 차선책”이라며 “치열한 경쟁 상태로 돌입하는 것이고 국민의힘 당내에서 지금 준비한 경선 절차에 따라 경선에 임하게 될 것이고 나중에 (안 대표와의) 단일화도 기존의 정치 문법에 의한 그런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워낙 문재인 정부의 폭주가 심각한 상태고 정권교체 열망이 큰 상태에서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의미가 매우 막중하기 때문에 또 단일화가 실패한다면 참으로 치명적이라는 공감대는 충분히 서로 다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한 안 대표(국민의당)와 홍준표 당시 후보(자유한국당),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 대표(바른미래당)와 김문수 당시 후보(자유한국당) 등 두 사례 모두 각개약진으로 나가 민주당에 패배한 것이긴 하지만 지금과는 상황이 아예 다르다.
김태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준경)는 9일 방송된 MBC <정치인싸>에서 홍 후보와 김 후보의 강성 이미지로 인해 안 대표가 도저히 단일화 협상을 하기 어려운 환경을 부각했고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지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군에는 그런 강성 우파 이미지의 인물은 없기 때문이다.
정말 최악으로 치닫게 되면 단일화가 불발될 수도 있다.
오 전 시장은 “나중에 경선 레이스가 선거 캠페인이 한참 진행되고 나서 한 달반 이상이 될 텐데 그 정도 기간 동안 캠페인하고 여러 가지 본인의 정책을 가지고 경쟁한 상태에서 나중에 단일화가 되고 하면 그럴수록 단일화의 확률은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안 대표의) 단일화 여러 행태를 볼 때 보장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출마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가 많이 들었다. 내가 결심하기 전에 많은 분들과 만나서 의견을 듣고 이런 과정을 거쳤는데 많은 분들이 단일화가 되면 좋지만 안 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염려들을 참으로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그런 염려를 반영해서 이런 제안을 일단 드리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의 입당 불발에 따른 서울시장 출마 시나리오와 관련해서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이미 서울시장을 두 번이나 해봤기 때문에 1년 남은 임기 동안 바로 서울시정을 펼쳐나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차원이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직을 수행해본 경험에 의하면 적어도 1년은 지나야 업무 파악이 된다. 서울시정은 계절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다. 시민 여러분들의 일상생활을 보듬는 서비스행정이 주류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 반복되는 행정이 아니라 계절별로 하는 일이 다 다르다”며 “그런 상황에서 업무를 세세한 부분부터 큰 줄기까지 다 파악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장악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시장 그 시장을 선택한다면 아마 내가 가장 강점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라고 피력했다.
이어 “이번에 당선되는 서울시장은 (2022년) 대선에 나올 수도 없고 나와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도리다. (안 대표도 그럴 것인지에 대해) 그건 상식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난 그렇게 짐작한다”고 밝혔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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