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인보호구역 예시(사진: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을 노란색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 제주에서는 노인보호구역을 ‘형광녹색’으로 표시하는 새로운 교통안전 대책이 추진된다. 지난해 제주지역 보행 사망자 10명 중 약 8명이 노인으로 나타난 가운데 운전자가 노인보호구역을 보다 쉽게 인식하도록 해 고령자 보행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한국도로교통공단 제주지역본부와 함께 노인보호구역에 형광녹색 디자인을 적용하는 ‘2026년 노인보호구역 개선사업’을 전국 최초로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제주지역에서 고령자 보행사고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마련됐다. 지난해 제주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는 모두 27명으로,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21명에 달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제주지역 43개 읍·면·동 가운데 29곳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령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교통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현재 어린이보호구역은 노란색을 활용한 시설물 등을 통해 운전자가 보호구역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노인보호구역은 별도의 대표 색상이 없다. 제주에 지정된 140곳을 비롯해 전국 노인보호구역은 주로 표지판이나 도로에 표시된 시작·종점 문구 등을 통해 구분하고 있다.
제주 자치경찰단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노인보호구역을 상징하는 색상으로 형광녹색을 적용하기로 했다. 운전자가 주행 중에도 보호구역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감속과 주의운전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첫 적용 대상은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 주변 노인보호구역이다. 약 360m 구간으로, 고령자의 보행사고 위험 등을 고려해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제주도는 이달 중 공공디자인 심의를 진행한 뒤 오는 9월부터 구체적인 설계와 시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새로운 시설물을 대규모로 설치하는 대신 기존 교통시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도로변 전주와 가로등, 신호등, 도로이정표지 등에 형광녹색 돌출형 시트지를 부착해 노인보호구역임을 표시한다. 어린이보호구역의 노란색과 명확하게 구별되도록 해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일 계획이다.
보도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구간에는 보행자의 안전한 이동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보행자 우선도로 도막포장도 적용한다.
자치경찰단은 첫 사업을 시작으로 형광녹색 노인보호구역 시범구간을 4~5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후 실제 교통사고 예방과 운전자 인식 개선 효과 등을 분석해 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
효과가 확인되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제주에서 시작한 노인보호구역 디자인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오광조 제주자치경찰단 교통정보센터장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형광녹색 디자인이 어르신에게는 심리적 안정을, 운전자에게는 분명한 경각심을 줄 것”이라며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함게 힘을 모아 9월 시공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제주의 안전 모델이 전국 표준으로 자리 잡도록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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