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공동주택 옥상광장 안전관리 미흡”…일부 아파트 화재 대피 취약

생활안전 / 이상훈 기자 / 2026-04-09 16:06:09
조사대상 20개소 중 4곳, 비상문자동개폐장치·비상열쇠함 없이 출입문 잠겨

 

▲ 마포구 아파트 화재 현장(연합뉴스 제공)

[매일안전신문=이상훈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비상문자동개폐장치 설치 의무화 이전에 준공된 수도권 공동주택 20개소를 조사한 결과, 일부 아파트에서 옥상광장 출입문이 잠겨 있거나 대피정보 안내가 부족해 화재 시 신속한 대피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광역지자체에 옥상광장 대피정보의 상시 제공 의무화를 건의하고, 아파트 관련 협회 등을 통해 입주민 대상 대피정보 제공과 비상문자동개폐장치 설치 홍보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아파트 화재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화재 시 대피장소로 활용되는 공동주택 옥상광장의 안전관리 필요성이 커진 데 따라 진행됐다. 소비자원은 비상문자동개폐장치 설치가 의무화된 2016년 2월 이전에 준공된 수도권 아파트 20개소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아파트 거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은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이었다. 

 

조사 결과 옥상광장 출입문 관리에서 먼저 문제가 확인됐다. 조사대상 20개소 가운데 8개소에는 비상문자동개폐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나머지 12개소에는 해당 장치가 없었다. 이 가운데 5개소는 출입문이 잠겨 있었고, 4개소는 비상열쇠함도 없이 자물쇠 등으로 문이 폐쇄돼 있어 열쇠가 없는 거주자의 경우 옥상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옥상광장의 설치 위치와 피난계단 관리도 대피 혼란 요인으로 지적됐다. 조사대상 아파트 20개소 중 12개소는 옥상광장이 최상층에 있었지만, 8개소는 최상층의 아래층에 설치돼 있었다. 이들 8개소 중 5개소는 최상층으로 향하는 피난계단이 별도 차단 없이 개방돼 있어, 화재 발생 시 거주자가 옥상광장이 최상층에 있다고 오인해 잘못된 층으로 대피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피정보 제공 실태도 충분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나 공용복도 게시판 조사가 가능했던 14개소 중 옥상 대피 시 필요한 출입열쇠와 열쇠 보관장소를 안내하는 게시물이 설치된 곳은 1개소에 그쳤고, 나머지 13개소에는 관련 안내문이 없었다. 소비자원은 현재 광역지자체가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통해 관리주체가 아파트 피난시설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으나, 입주 시 안내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옥상광장 대피정보를 게시판 등에 상시 제공하도록 한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거주자 설문에서도 대피정보 인지 부족이 확인됐다. 응답자 1000명 중 287명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피난용 옥상광장이 있는지 잘 모른다고 답했고, 옥상광장이 설치돼 있다고 응답한 657명 중 281명은 출입문 위치를 모른다고 답했다. 소비자원은 이를 합산하면 전체 응답자의 56.8%가 옥상광장 유무나 출입문 위치를 충분히 알지 못해 화재 시 대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봤다. 

 

출입문 이용방법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옥상광장 출입문 위치를 안다고 응답한 376명 가운데 160명은 평상시 개폐 여부와 비상시 개방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또 최근 3년간 아파트 복도나 엘리베이터 게시판 안내문을 통해 옥상광장 대피정보를 안내받은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50.0%, 입주 당시 관리주체로부터 안내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53.9%, 아파트 방송을 통해 안내받은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60.7%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광역지자체에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 옥상광장 대피정보 상시 제공 의무화를 반영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파트 관련 협회 등을 통해 입주민 대상 옥상광장 대피정보 제공과 비상문자동개폐장치 설치 홍보 강화를 요청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에게는 화재 시 지상으로 대피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자신의 아파트에 옥상광장이 있는지, 출입문 위치가 어디인지, 비상시 문을 어떻게 여는지 등을 미리 확인해둘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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