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과 설비노후 비중 각각 30%로 상향...생활환경 나빠도 재건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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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재건축을 위해 실시하는 재건축 기준이 크게 개선된다. 사진은 재건축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 단지 모습. /신윤희 기자 |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의 후속 조치로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8일 발표했다.
정부는 2018년 문재인정부가 안전진단 평가 시 구조 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상향한 조치를 30%로 낮추기로 했다. 안전진단은 주거환경 중심의 평가여야 하는데도 구조 안전성 점수를 절반 반영하다 보니 판정 여부가 구조 안전성 점수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수관이 낡고 주차장이 부족하거나 층간소음 같은 주거환경 문제가 심각한데도 안전성 비중이 크다보니 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없었다.
정부는 대신에 주차대수, 생활환경, 일조환경, 층간소음, 에너지효율성 등에 대한 주거환경 점수 비중을 15%에서 30%로, 난방, 급수, 배수 등 기계설비, 전기소방설비 등의 설비노후도 점수 비중을 25%에서 30%로 높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소득수준 향상, 주택기술 변화 등으로 높아진 국민 주거환경에 대한 기대 수준을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목동 등 노후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배관 등 누수·고장으로 인한 주거수준 저하, 주차장 부족 등에 따른 주민불편·갈등, 배수·전기·소방시설 취약으로 인한 안전사고 문제 등 아파트 노후화로 인한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4개 평가항목별로 점수 비중을 적용, 합산한 총 점수에 따라 30점 이하를 재건축, 30∼55점을 조건부재건축, 55점 초과를 유지보수로 구분하는 판정도 조정한다. 조건부재건축 점수 범위를 45~55점으로 조정함으로써 45점 이하라면 재건축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18년 3월 이후 현행 기준으로 안전진단을 마친 46곳 중 재건축 판정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조건부재건축 점수 범위(30∼55점)가 지나치게 넓은데도 2003년 도입한 이후 그대로 유지돼 왔다.
정부는 민간 안전진단기관이 1차 안전진단을 수행해 점수가 조건부재건축에 해당하면 의무적으로 1차 안전진단 내용 전부에 대해 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 즉 2차 안전진단를 받도록 한 것도 과도하게 중복돼 많은 기간과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고 파악했다.
실제로 1차 안전진단에 대체로 3∼6개월이 걸리는데 비해 2차 적정성검토에 통상 7개월이 걸린다. 비용도 1500가구 단지 기준으로 1차 안전진단에 2억6000만원이 든다면 , 2차 적정성 검토에는 1억원 가량이 추가로 들어간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조건부재건축이라도 원칙적으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치지 않게 하되 지자체가 요청 시에만 예외적으로 하도록 개선한다. 입안권자인 시장·군수·구청장이 1차 안전진단 결과 중 기본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고 그 과정에서 명확하게 확인된 오류나 근거자료 미흡에 대한 보완이 지연되거나 소명이 부족해 평가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2차 적정성 검토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안전진단이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 없이 기본적으로 민간진단기관 책임 하에 시행되도록 필요한 교육과 컨설팅을 강화하고, 실태점검도 병행하여 안전진단을 내실화할 계획이다. 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이 전체 민간진단기관을 대상으로 분기별 정기교육을 해서 평가방법·오류사례 등을 전파한다. 민간진단기관에 대해서는 국토부, 지자체, 공공기관의 합동 실태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부실 안전진단 적발 시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이번 개선 방안 대부분은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고시)’ 개정 사항이라서 이달 중 행정예고를 거쳐 1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금번 제도가 시행되면 도심 주택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국민의 주거여건을 개선하는 데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후 아파트 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라는 걸림돌 탓에 활성화로 이어질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집값 급등기 주택가격 안정화와 사회적 형평을 추구한다는 논리로 2006년 도입됐으나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비판과 양도소득세 등이 있는 상태에서 이중과세라는 지적을 받았다. 2018년 이후 통보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은 3조1477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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