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군용물손괴, 단순 기물파손으로 착각했다간 군사재판 받는다

칼럼 / 권상진 변호사 / 2026-06-29 10:00:38

 

[매일안전신문] 일과 후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생활관이나 훈련장에서 군용 장비를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SNS 챌린지 영상으로 올렸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를 하다가 보급품이나 시설물 등이 파괴될 경우, 군형법상 '군용물손괴'가 성립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군대 내 물건을 망가뜨리는 행위는 일반 사회에서의 재물손괴죄와는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이는 군 기강 및 전투력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판단되어, 행위의 형태에 따라 군형법상의 명확한 범죄 유형으로 세분화되어 엄격한 군사재판의 대상이 된다.

군형법은 군용물에 발생한 피해를 고의성과 행위 유형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조항으로 나누어 처벌하고 있다. 내가 저지른 행위가 어느 조항에 걸리느냐에 따라 전과자가 될 확률과 형량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구분이 필수적이다.

첫째, 고의로 부순 경우라면 군형법 제69조의 군용시설등손괴죄가 성립한다. SNS 영상 촬영을 위해, 혹은 홧김에 군용 장비나 시설, 보급품을 의도적으로 망가뜨린 경우에 해당한다. 총기나 탄약 같은 무기가 아니더라도 일반 군용 물건을 고의로 손괴하면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둘째, 임무 중 실수로 부순 경우에도 과실군용물손괴죄가 성립한다. 일반 사회에서는 물건을 실수로 부수면 돈만 물어주면 될 뿐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다르다. 정비 미숙이나 부주의 등 고의가 없는 실수로 군용 시설이나 물건을 파손한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셋째, 관리 소홀로 잃어버린 경우에는 군용물분실죄에 해당한다. 총포, 탄약, 폭발물은 물론이고 차량, 기재, 피복 등 군용에 쓰이는 물건을 보관할 책임이 있는 자가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분실한 경우이다. 내 의도와 상관없이 물건의 점유를 상실한 과실범을 처벌하는 조항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군사재판부와 군 수사기관이 군용물 파손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민간 수사기관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차갑다. 군대라는 특수 조직에서 군용물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전투력' 그 자체이자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재화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휘관들과 군 검찰은 피의자가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를 군 기강을 흔드는 중대한 위법 행위로 간주해 초기부터 강하게 압박한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계급이 깎이거나 불명예 전역을 당하는 처분을 넘어, 군 검찰의 기소를 통해 군사법원 법대에 서게 되는 실무적 매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군 복무 기간 전체가 형사 전과로 얼룩지는 비극을 맞이할 수 있다.

/ 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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