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성범죄 대응 전략…변호사가 말하는 기소 전 준비

기타 / 손혁준 변호사 / 2025-10-02 18:00:53

 

최근 대구를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심 지역에서는 성범죄 수사와 기소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디지털 기기의 확산과 시민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 신고율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이 빠르게 진행되며 피의자 입장에서 대응할 여유가 부족해진 현실도 영향을 미친다. 성범죄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진술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사실관계 확인만으로는 충분한 방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성범죄 사건은 대부분 폐쇄된 공간에서 발생하거나, 피의자와 피해자 단둘이 있었던 상황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객관적인 증거나 목격자 확보가 어려운 반면, 피해자의 진술은 그 자체로 강한 증거력을 가진다. 수사기관은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조사 전 단계에서의 준비 여부가 사건 전체의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사전에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스스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조사를 받기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경찰이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설명은 상황을 해명하거나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 핵심이 되기 때문에, 진술 시 사용되는 단어의 선택부터 전반적인 논리 흐름까지 신중하게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문자 메시지, 통화 기록, CCTV 영상, 위치 정보 등 관련 자료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도 필수다. 이처럼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에 임하게 되면 해석의 여지가 넓어지고, 수사기관이 일방적인 해석을 적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성범죄 사건은 초기 수사 속도가 빠른 편이므로, 자료 확보와 보존에 더욱 힘써야 한다.

피해자와의 합의도 고려할 수 있는 대응 전략 중 하나다. 법원은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합의 여부를 양형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반영하고 있으며, 실형 여부를 가를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피의자가 직접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할 경우, 그 시도가 또 다른 문제로 번질 위험이 있다. 실제 사례에서는 피의자의 직접적인 접근이 2차 피해로 간주되어,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낳은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합의는 반드시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정중하고 절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감정적 접근보다는 법적 기준에 따른 조율이 필요하다.

성범죄 사건은 단지 유무죄 판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일정 형량 이상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공개, 취업 제한, 전자발찌 부착 등 부수 처분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처분은 개인의 사회생활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경제적·정서적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사건 초반부터 수사기관의 진행 흐름과 법률적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대응해야 한다. 수사 단계에서 형사적 방어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이후 재판에서는 대응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성범죄 사건에 연루됐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법적 결과를 받는 것은 아니다. 같은 혐의라도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무혐의 처분, 기소유예, 약식기소, 정식기소 등 결과가 다양하게 나뉜다. 그만큼 초기 수사단계에서 본인의 입장과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신중하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수사기관은 모든 진술과 자료를 누적 기록하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나 설명 부족이 전체 사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조사 이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전반적인 대응을 준비한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보다 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대구 석률법률사무소 손혁준 형사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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