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미성년자강제추행, 행위자 의도보다 접촉 경위·피해자 진술 중요

칼럼 / 김명희 변호사 / 2026-10-16 08:00:11

 

[매일안전신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엄격하게 다뤄지는 범죄 유형에 속한다. 특히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강제추행 사건은 행위자가 생각하는 접촉의 의미와 법률상 평가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상적인 친근감의 표현이나 장난이었다고 생각한 신체 접촉이라도 당시 상황과 접촉 부위, 방법, 피해자가 느낀 성적 불쾌감, 행위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했을 때 추행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강제추행이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행위자가 성욕을 충족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판례에서는 행위의 객관적인 성격과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는지 여부 등을 중심으로 추행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행위자가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혐의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접촉 부위 역시 가슴이나 성기 등 특정 신체 부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팔이나 어깨, 허벅지 등 다른 신체 부위에 대한 접촉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추행으로 판단될 수 있다. 옷 위로 신체를 만지거나 갑작스럽게 신체 접촉을 하는 경우에도 행위의 경위와 정도에 따라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연령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아동·청소년은 성인과 비교해 상황을 회피하거나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적극적인 저항이나 명시적인 거부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동의가 있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도 수사와 재판에서 중요한 쟁점이 된다. 성범죄 사건은 폐쇄된 장소에서 발생하거나 별도의 목격자와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아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일관성, 구체성, 사건 전후 정황 등을 면밀히 살펴보게 된다.

다만 피해자의 진술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객관적인 정황과의 부합 여부, 진술이 형성된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피의자 역시 자신의 기억과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관련 자료가 있다면 이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미성년자 대상 강제추행 사건은 피해자의 나이에 따라 적용 법률과 법정형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추행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엄격하게 처벌될 수 있으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될 경우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제한 등 부수적인 처분이 함께 문제될 수 있다.

때문에 사건 발생 초기부터 단순히 “장난이었다”거나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에만 의존하기보다, 접촉이 이뤄진 경위와 당시 장소, 관계, 피해자의 반응, 이후 상황 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성년자강제추행 사건은 행위자의 주관적인 해석보다 실제 행위의 내용과 피해자의 진술, 주변 정황이 종합적으로 판단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은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엘 법무법인 김명희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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