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혼잡한 상태 노린 지하철성추행, 폭행·협박 없어도 처벌 대상

칼럼 / 손혁준 변호사 / 2023-03-23 09:00:23
▲손혁준 변호사

 

‘시민의 발’인 지하철은 낮 시간대엔 한가하지만 출퇴근 시간대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파가 몰려 혼잡한 상황이 된다.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 상태에서 혼란한 틈을 타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지하철 범죄 중 하나가 지하철성추행이다.

밀집한 전동차 내에서 성추행이 벌어지면 피해자가 선뜻 대응하기 어려운 점을 노려 벌어지는 범죄이지만 최근에는 문자, 전화 등을 이용해 간단히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었고 성추행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범인이 현행범으로 검거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개중에는 추행의 의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신체접촉이 벌어져 난감한 상태에 놓이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신체가 접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지하철성추행에 적용되는 혐의는 주로 성폭력처벌법상 공중밀집장소추행인데, 이 죄는 형법상 강제추행에 비해 구성요건이 간단해 혐의가 적용되었을 때 이를 부인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은 대중교통수단을 비롯해 공연장, 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할 때 성립한다.

이 때, 공중이 밀집한 장소라는 것은 실제로 사람이 밀집한 상태를 의미하지 않으며 현실적으로 공중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장소를 말한다.

따라서 지하철성추행은 대부분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물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다거나 특정인을 따라다니며 범행을 하거나 특정인이 반항하지 못하는 상황을 형성하여 이를 악용했다면 미성년자성추행이나 강제추행 등의 혐의가 성립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지하철이라는 장소적 요건과 추행이라는 행위적 요건, 두 가지만 충족하면 지하철성추행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이 성립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강제추행에 비해 가볍다고 볼 수 있지만 강제추행보다 성립 요건이 간단한 탓에 실제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게다가 지하철성추행도 엄연히 성범죄에 속하기 때문에 재범의 우려가 있다면 각종 보안처분의 대상자가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범행 상황을 목격한 증인이 있거나 전동차 내 CCTV 등을 증거 자료로 활용하면 사실 관계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혼잡한 상황에서 사건이 벌어졌다면 이러한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시시비비를 명백히 가리기 위해서는 경찰 수사단계에서부터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진술해야 한다.

/ 대구 석률법률사무소 손혁준 형사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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