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후 교량·고가 해체 안전관리 강화...드론·로봇 점검 확대

건축설비 / 이정자 기자 / 2026-10-01 09:10:19
▲ 지난 5월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 현장(사진: 연합뉴스)

 

[매일안전신문=이정자 기자] 서울시가 노후 교량과 고가차도 해체공사의 안전관리 방식을 사전 예방 중심으로 개편한다. 공사에 들어가기 전 해체설계의 안전성을 전문가가 검토하고, 현장에는 관련 공사 경험을 갖춘 감리인력을 배치한다. 구조물의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진입하는 대신 드론과 로봇 등을 활용해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서소문고가 해체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를 계기로 이 같은 내용의 해체공사 안전관리 강화대책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앞으로 도림고가와 삼각지고가, 이촌고가 등 노후 토목구조물의 해체공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유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토교통부가 민관합동 해체공사 안전관리 TF를 통해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현행 제도 안에서 즉시 시행할 수 있는 조치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책의 핵심은 사고 발생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설계 단계부터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것이다.

시는 계획·설계 단계의 사전 검증, 시공 전문성 및 기록관리 강화, 이상징후 대응체계 정비, 안전관리 비용과 민간전문가 보호 확대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손질한다.

먼저 토목구조물 해체설계에 대한 사전 검증 절차가 도입된다. 구조물을 철거하는 순서와 임시 지지방식 등에 따라 안전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각 해체 단계의 구조적 안정성을 전문가가 미리 확인하도록 한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제1~3종 시설물은 실시설계를 마치기 전 건설기술심의를 통해 해체설계의 적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철도 위를 통과하는 고가차도인 과선교의 경우 작업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열차 운행이 끝난 야간에 하루 약 2시간 30분 정도만 작업할 수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시공 단계에서는 해체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의 역할을 확대한다. 감리업체 사업수행능력평가(PQ)에 참여 기술인의 해체공사 경력을 평가하는 항목을 추가해 관련 경험이 있는 기술인이 현장에 상주하며 공정을 관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해체 과정에 대한 영상 기록도 세분화한다. 기존 현장 전경 및 상시 촬영과 함께 구조물 절단과 인양 등 안전상 중요한 공정을 별도로 지정해 단계별 작업 상황을 영상으로 남긴다. 기록은 설계에 따라 공사가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구조물의 처짐이나 변형 등 이상징후가 발견됐을 때 대응하는 절차도 강화된다. 이상 상황이 확인되면 관계기관에 즉시 알리고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현장 통제와 긴급점검, 응급조치 등에 들어간다. 긴급점검 현장은 출입을 제한하고 승인된 인원만 진입하도록 관리한다.

특히 구조물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는 방식 대신 드론과 로봇, 내시경 장비 등을 활용한 비접촉 무인점검을 원칙으로 한다. 직접 확인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안전조치를 마련한 뒤 투입 인원을 최소화한다.

시는 무인점검 기술 확대를 위해 지난 7~8월 신기술 공개모집을 진행해 4건을 선정했다. 해당 기술은 성산대교와 원효대교 등에서 실증을 진행한 뒤 성능이 확인되면 한강교량 점검·진단 등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안전관리에 필요한 비용도 공사비에 적극 반영한다. 해체공사의 설계·감리·공사비를 산정할 때 구조물 상태 확인이나 무인점검 등 안전관리 항목에 필요한 비용을 포함하고, 각종 심사 과정에서 비용의 적정성을 확인해 부족한 부분은 추가 반영할 방침이다.

긴급 안전점검과 기술자문에 참여하는 외부 전문가를 위한 보호장치도 마련한다. 현장 직접 점검이 불가피한 경우 해당 전문가가 근로자 재해보장 책임보험의 보장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공익적 안전점검에 참여하는 민간전문가도 건설공사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를 추진한다.

시는 별도의 제도 개정 없이 시행할 수 있는 대책부터 현장에 적용하고,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철도구간의 작업시간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은 정부의 해체공사 안전관리 제도 개선 논의와 연계해 건의할 계획이다.

김용학 서울시 건설기술정책관은 “노후 토목구조물은 해체 과정에서 구조상태가 계속 달라지는 만큼 선제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통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며 “정부의 제도개선에 앞서 즉시 시행할 수 있는 대책부터 신속히 적용해 시민과 현장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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