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순환경제 시장 정조준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올해 1.2GWh 규모에서 2030년 136GWh로 113배 이상 급성장 전망

손성창 기자

yada7942@naver.com | 2021-08-15 12:01:38

배터리 재사용 시장 현황 및 전망/SK이노베이션 제공

[매일안전신문]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8월 1일(현지 시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는 올해 6월 전 세계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를 포함해 60만 5천여 대의 전기차가 팔렸으며, 이는 지난해 6월보다 1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7월 14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종합대책인 ‘피트 포 55′(Fit For 55)를 발표한 바 있다. EU의 ‘피트 포 55’의 주요 법안 중 하나는 ‘차량 탄소배출 억제’로, 2030년부터 신규 차량의 탄소배출량을 2021년 대비 55% 줄이고, 2035년부터는 100% 줄이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35년부터 EU 27개 회원국에서 내연기관(휘발유, 디젤 등) 차량의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EV볼륨즈는 2030년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2,740GWh에 달할 것이라 전망한다. 업계에선 급증한 전기차 배터리 수요만큼, 평균 6~10년 정도의 수명을 갖는 배터리 교체로 인한 폐배터리 대량 배출도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Guide House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올해 1.2GWh 규모에서 2030년 136GWh로 113배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다. SNE리서치도 2030년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181억 달러(한화 약 21조 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의 경우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기차 폐배터리 배출 규모가 올해 104톤에서 오는 2029년 1만 8천 7백여 톤으로 약 100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사용’은 성능이 저하된 배터리나 폐배터리의 용도를 바꿔 말 그대로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다. 폐배터리의 잔존에너지와 배터리 충·방전 상태 등을 진단하고, 잔존 성능이 우수하다고 평가된 배터리를 모듈 또는 팩 단위로 재사용하는 것이다.


배터리 재사용 시장 현황 및 전망/SK이노베이션 제공

배터리 재사용의 대표적인 사례는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장치)로의 활용이다. 업계에선 배터리를 ESS로 사용할 경우 잔존 용량이 50%로 떨어질 때까지 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美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는 잔존 용량이 70% 수준으로 떨어져 수명이 끝난 배터리도 ESS로는 추가로 10년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폐배터리는 ESS 외에도 비상전원장치나 전기를 사용하는 각종 모빌리티 등에 재사용할 수 있기에 순환경제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재사용에 적합하지 않은 배터리나 재사용이 끝난 배터리는 배터리 재활용에 들어간다. ‘재활용’은 분리, 기계적 파쇄/분쇄, 화학 처리 등의 과정을 통해 수거된 폐배터리에서 니켈(Nickel), 코발트(Cobalt) 등의 가치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약 7%를 저감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SK이노베이션(SK이노)은 지난 7월 1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 스토리데이(Story Day)’에서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발표했다.


이날 김준 총괄사장 등 SK이노 경영진이 밝힌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한마디로 ‘Carbon to Green’, 즉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으로, ▲(Green Anchoring)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재활용(Battery Metal Recycle, BMR)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Green Transformation)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0(제로)인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 크게 3가지의 핵심 전략으로 요약된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에 있어 양극에서 회수한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 물질을 추출해내는 것은 이미 상용화돼 있지만, 리튬을 고순도의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은 지금까지 없었다. SK이노가 개발한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을 활용하면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 원재료를 보다 많이 고순도로 추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수산화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을 활용하면 탄소배출권 확보에도 유리하다. SK이노의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은, 광산이나 염호에서 리튬을 채굴하고 가공할 때보다 탄소발생량을 40~70%까지 줄일 수 있다. 최근 일부 유럽 완성차 기업들이 협력업체에게 부품 생산 과정 중의 탄소발생량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SK이노의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통한 탄소배출량 감소가 유의미하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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