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덮쳐 9명 목숨 앗아간 광주 재개발 철거건물 붕괴는 인재였다
원청 현대산업개발 측, 공사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 못해
신윤희 기자
doolrye70@peoplesafe.co.kr | 2021-06-10 09:38:43
[매일안전신문] 무고한 버스승객 9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 재개발지역 철거건물 붕괴 사고는 인재였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 전날부터 이상 징후가 감지된 사실이 확인됐다. 광주시청도 4차례나 공문을 보내 사고 예방을 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책임이 있는 사업주를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에 국민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10일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사업장의 5층짜리 건물을 해체하는 현장에서는 지난 9일 철거를 시작할 때부터 위험 징후가 있었다.
전날 공사 과정에서 ‘뚝, 뚝’ 하는 소리가 들리자 작업을 중지하고 공사 관계자들이 대피한 덕에 인부 4명은 화를 면했다고 한다.
앞서 광주시청은 4차례에 걸쳐 공문을 보내 안전대책을 철저히 세워 철거할 것을 지시했다고 이용섭 광주시장이 밝혔다.
안전전문가들은 당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건물 옆에 토산을 쌓아놓고 포크레인을 올려 건물을 해체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크레인으로 포크레인을 옥상으로 들어올려 옥상부터 철거하면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방식보다 무게가 도로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이 현장도 원청에서 하도급,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계약 구조로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단계 하도급이 이뤄지다보면 공기를 단축해 비용을 아끼고 위해 무리한 공사가 이뤄질 개연성이 높아진다.
전날 오후 6시30분쯤 현장 브리핑에서는 ‘공사 관계자’라고 밝힌 인물이 철거 직전 작업 내용을 설명하면서도 소속을 단순히 ‘하청업체’로만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권순호 대표이사는 이날 붕괴 현장을 찾아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가 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권 대표와 현장소장은 사고 과정과 책임 소재 등 중요 쟁점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 측은 “재하도급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현장에 기술안전정책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국토안전관리원의 전문가 등을 급파해 수습을 지원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합동수사팀을 수사본부로 격상해 광주경찰청 수사부장이 본부장을 맡게 하고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를 투입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4시22분 철거 현장에서는 지상 5층짜리 상가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맞붙은 도로 정류장에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 1대를 덮쳤다. 시내버스가 매몰되면서 운전기사와 승객 등 17명이 깔려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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