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 기사’ 부산신항 컨테이너에 왜 깔렸는가?

박효영

edunalist@gmail.com | 2020-12-20 01:13:56

[매일안전신문] 지난 15일 부산신항 3부두 한진컨테이너터미널(HJNC)에서 냉동 트레일러를 운행하는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트레일러 기사였던 60대 남성 A씨는 컨테이너에 연결된 전기 플러그를 직접 뽑기 위해 냉동 장치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장치장은 화물 컨테이너를 보관하거나 옮기기 위해 대기시켜놓는 곳을 말한다. 사실 관리 담당자 외에는 장치장 안에 아무나 들어가면 안 된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A씨는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18일 출고된 <뉴스1> 조아현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다른 업체 직원에 의해 발견됐는데 그때는 이미 숨져있었다고 한다. A씨에 대한 신고가 접수된 시점은 15일 21시 즈음이다. 하지만 A씨는 4시간 동안 컨테이너에 깔려 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사고와 무관한 자동 컨테이너 장치장의 모습. 부산 북항의 타이어형 야드 크레인의 모습. (사진=부산항만공사)

A씨는 원칙적으로 장치장 안에 진입하면 안 된다는 기본정보 외에 해당 장치장에 무인자동화 야드크레인(ARMG)이 작동하고 있다는 상황을 몰랐던 것 같다. 하필 A씨가 들어가는 순간 자동화 시스템이 작동해서 컨테이너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고 꼼짝없이 깔리고 말았다. 스스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을 만큼 신체의 거의 대부분이 눌려있었다고 한다.


사실 장치장에는 허가된 사람 외에 아무나 못 들어가게 하는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트레일러 기사가 장치장에 안 들어가면 1~2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트레일러 기사 입장에서 시간이 곧 돈인데 컨테이너 상하차를 하는 것에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 곤란하다. 직접 플러그를 뽑은 뒤 사무실에 연락해서 상차 준비를 마쳤다고 알려줘야 전산등록을 할 수 있다. 결국 터미널업체가 컨테이너 플러그를 제때 뽑아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트레일러 기사들은 “냉동 컨테이너에 연결된 전선 플러그를 먼저 뽑아줘야 짐을 옮길 수 있는데 (터미널업체가 통상 하청업체를 통해 업무를 맡기는) 냉동기사가 1~2시간이 지나도 안 뽑아주니 운송 시간이 촉박한 기사들이 직접 뽑으러 나갔다가 그런 사고를 당하는 것”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관련해서 최근 부산신항에서는 10월부터 12월까지 항만 노동자 3명이 크레인 및 컨테이너 업무를 보다가 목숨을 잃는 등 산업재해 참사가 반복되고 있어 안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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