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들 잃은 엄마 “연령별 담임 보육교사 증원해달라”

박효영

edunalist@gmail.com | 2020-12-14 11:28:55

[매일안전신문]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같은 아동과 부딪쳐서 6세 아들을 잃은 어머니 A씨가 청와대 청원에 글을 올렸는데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A씨는 부모, 아동, 보육교사 모두를 위해 “연령별 담임 보육교사를 증원하는 법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원 글과 관련이 없는 어린이집 놀이터 자료사진. 코로나 방역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4일 오전 기준 청원 글은 20만6063명의 동의를 받아 답변 요건을 채웠다.


A씨는 “내 자식 2명도 한꺼번에 보기 힘든데 어떻게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 20명을 교사 1명이 일일히 보살피고 혹시 모를 상황에 미리 제어할 수 있을까”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의 활동 범위가 넓은 야외 활동시 추가 지원 교사나 어른이 있다면 정확한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가 줄어들까”라며 원아 수와 상관없이 반마다 보육교사를 2명 이상 배치하면 △아동 학대 감소 △신입과 베테랑간의 시너지 발휘로 좋은 교사 양성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A씨의 아들 B군은 10월21일 오전 11시반 인천시 연수동의 국공립 어린이집 인근 놀이터에서 다른 남자 아이와 충돌한 뒤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이틀만에 목숨을 잃었는데 해당 놀이터는 어린이집의 관할 놀이터가 아니었다.


A씨는 “우리 아이가 뛰어놀고 있던 곳은 어린이집 관할의 놀이터(푹신한 재질의 바닥)가 아닌 그 놀이터와 바로 이어있는 옆 아파트 관할의 농구장(우레탄바닥)이었다”면서 “어린이집 놀이터는 놀이기구들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아 아이들은 자주 그 옆 농구장까지 뛰어논다. 이 농구장과 놀이터는 우리 아이가 다닌 어린이집과 바로 옆에 위치한 다른 어린이집이 함께 사용하는 곳으로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거나 뛰어노는 공간으로 많이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와 이마로 부딪혔다 했는데 왜 오른쪽 옆머리에 골절과 뇌출혈이 생겼는지 다음날 CCTV 확인해봤다”며 “코로나와 미세먼지로 야외 활동을 못 했던 아이들이 오랜만에 나와 정신없이 뛰어놀다 우리 아이와 다른 친구가 서로를 보지 못 하고 달려가다 부딪혔다. 우리 아이는 그 충격으로 바닥으로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고 덧붙였다.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군의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경찰은 일단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어린이집 관계자나 경영진이 아동복지법 및 영아보육법상 의무 수칙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시설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B군은 사고 직후 어린이집에서 1시간 가량 대기하다 어지럼증이 심해져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올린 청원 글의 모습. (캡처 이미지=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A씨는 “아이들이 놀면서 미처 다른 사람을 보지 못 하고 부딪히는 일, 바닥에 넘어지는 일이 얼마나 많을까. 해당 교사에게 이 일은 어떤 트라우마로 남을까”라며 구조적 환경의 허점을 재차 환기했다.


나아가 현행법상 어린이집 연령별 보육교사와 원아의 비율이 만 2세 1대 7, 3세 1대 15, 4세 이상 1대 20이라는 점을 적시하며 “(만 4세 이상이면) 담임교사 1명이 뛰어노는 아이들 20명을 보게 되더라도 법적으로 괜찮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번 사고 당시에도 담임 교사 1명이 원아 19명을 돌보며 야외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에 현 인원 대비율을 반으로 줄이고 야외 놀이시 보육교사 인원 대비도 의무사항으로 아래와 같은 대비율로 개정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A씨는 담임 보육교사 대 원아 비율을 △만 0~1세반 1대 3(기본 담임교사 2명) △만 2세반 1대 4 △만 3세반 1대 7 △만 4~5세반 1대 10으로 법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야외 놀이시에는 △만 2세반 1대 3 △만 3세반 1대 5 △만 4~5세반 1대 7 등이다.


A씨는 누구의 탓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웃음 많고 잘 삐지기도 하지만 말을 참 예쁘게 하던 우리 아이를 그렇게 키울수 있었던 건 다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원장님들 덕이라고, 절반은 어린이집이 키워주고 있다 생각했다”며 “불안하지만 믿지 않으면 보낼 수 없고 보내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되니 믿고 보낼 수밖에 없는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부모들도 같은 마음일거라고 생각해본다”고 밝혔다.


이어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종알종알 하고픈 갖고픈 것 많던 우리 아들이 너무 보고싶다. 평소에 해주지 못 했던 것들이 자꾸 떠올라 너무 괴롭고 죄스럽다”며 “그런 엄마 옆에서 불안해하는 둘째에게 또 미안하다. 이런 죄책감, 괴로움, 그리움을 그 누구도 겪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 박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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