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클럽이 아닌 일반음식점에서 설치된 음향시설에 맞춰 춤을 추면 합법?
이송규 안전전문
sklee8583@naver.com | 2020-05-11 18:17:52
[매일안전신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13일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실시하려던 등교개학이 1주일씩 순연됐다.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확진자가 90명에 이르는 등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급 학교 개학은 활동성 강한 학생들의 접촉을 통해 더 큰 불상사를 부를 수도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태원 일대 클럽은 킹클럽, 트렁크, 퀸, 소호, 힘 5곳이다. 이 클럽들이 문제가 된 건 젊은이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다보니 비말감염이 쉽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음식만 주문해 먹는 휴게음식점이나 일반음식점과는 다르다.
식품위생법상 식품접객업은 휴게음식점, 일반음식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으로 구분된다.
휴게음식점은 음식류 등을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 음주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 일반음식점은 음식류 등을 조리·판매하는 영업이라는 점에서 휴게음식점과 같지만 식사와 더불어 부수적으로 음주 행위가 허용되는 곳이다. 즉 휴게음식점과 일반음식점의 차이는 술을 팔 수 있느냐, 없느냐다.
단란주점과 유흥주점은 휴게음식점이나 일반음식점과 달리 음식을 팔지는 않는다. 주점이란 명칭에서 보듯 음주가 가능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단란주점과 유흥주점을 구분하는 건 단란주점은 춤이 허용되지 않지만 유흥주점은 춤을 출 수 있고 유흥 종사자가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클럽은 유흥주점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얘기다.
독특하게 음식을 팔면서도 춤을 출 수 있는 곳이 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는 바로 ‘감성주점’이란 곳이다. 감성주점도 클럽과 마찬가지로 정식적인 용어가 아닌 보통 사용하는 명칭이다.
식품위생법상으로는 따로 업태가 분류되어 있지 않지만 지자체들이 조례로 음식점에서도 춤을 출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전국에서도 서울시 마포구와 서대문구, 부산 진구, 광주광역시 북구와 서구, 울산광역시 중구, 6개 지자체가 조례를 정해서 춤을 출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해당 자치구의 조례에 따르면 춤을 출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설치하지 않고 영업장 객석 면적을 1㎡당 1명으로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춤을 출 수 있는 시간도 영업소의 영업시간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영업시간 내내 춤을 수 있는 곳이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73개의 감정주점이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성주점은 클럽이나 콜라텍,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에 비해 비용이 저렴해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면서 ’감주'라고도 불린다.
별도의 춤추는 공간이 아닌 술을 마시는 테이블 좌석 사이에서 춤을 출 수 있어서 옆 테이블과 자유로운 만남과 접촉이 이뤄지는 곳이다.
젊은이들의 안전불감증과 더불어 코로나19의 집단 재확산의 시발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곳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서울시는 지금 즉시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다”고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엄중한 처벌도 경고했다.
이번에 클럽이 감염병 방역상 취약점을 드러냈으나 불특정 다수가 밀접한 시설로서 화재나 비상사태 발생시에도 대피에 아주 취약한 사각지대로 꼽힌다. 이번 기회에 클럽 등에 대한 임시방편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7월 27일 새벽 광주 서구 한 클럽에서 춤을 추는 상단의 객석이 무너지면서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적 있다. ‘감성주점’에서 일어난 사고다. 규정상 안전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수많은 젊은이가 동시에 춤을 추는 현장에서 안전대책은 너무나 허술했다.
광주 클럽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지난해 10월 민간전문가 등으로 조사반을 구성해 감성주점 등 신종 다중이용업소의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서고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문화체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방청 등 관계 부처와 민간전문가가 참여했다. 조사반은 사고사례에 대한 원인 조사를 벌여 7개 개선사례를 발굴, 관계기관에 이행을 권고했다.
행정안전부 김해 재난안전조사과장은 매일안전신문과 통화에서 “관계기관에 이행 권고한 사항을 반기별로 이행 점검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휴게음식점이나 일반 음식점에서 춤을 출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6개 자치구가 조례로 허용하는 '감성주점'에 대한 조례를 폐기하고 식품위생법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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