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 “강간 당하는 사람과 낙태수술 직접 목격...” 정신적 충격 커
강수진
safe8583@daum.net | 2020-04-27 15:46:03
[매일안전신문]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피해자들은 아직도 끔찍했던 그날의 기억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부산시는 27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실태조사 용역’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피해자 심층 인터뷰는 전문가 6명이 40일간, 면접자가 가장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에서 진행됐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난 인권유린 사건으로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장애인, 고아들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 구타, 생매장 등을 시켰다. 이후 1987년 35명의 피해자가 집단 탈출하면서 인권 유린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한국판 ‘홀스코스트’로 불리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149명 중 수용자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15세 이하(74.5%)였다. 또한 피해자 중 83.2%는 수용 기간 시설 내에서 사망자를 보거나 직접 들은 경험이 있었고 이 중 3.4%는 사망자 처리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고 답했다.
특히 피해자들은 그곳에서 성추행(38.3%), 강간(24.8%) 등 성 학대를 당했으며 자상(67.2%)를 비롯해 평균 4.7개 신체 부위를 다쳤다.
심층 면접 참여자 A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형제복지원에 들어갔다”며 “친구랑 옆 동네 놀러 갔다가 형제복지원 단속반에 의해 구타를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동 소대에 소속됐다. 제식훈련 때 한 사람이라도 틀리면 밥을 늦게 먹고 방망이로 맞곤 했다. 맞다가 죽는 사람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면접 참여자 B씨는 “강간 당하는 사람들과 낙태수술도 직접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저도 성폭행을 당하고 탈출을 준비했다”며 “탈출하기 한 달 전쯤 또 성폭행을 당했는데 탈출하고 나서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검찰은 1987년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을 불법감금 혐의 등으로 기소했으나 대법원은 1989년 7월 정부훈령에 따른 부량자 수용“이라며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박 원장은 건축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만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의 형만 받았다.
부산시는 이번 용역결과를 이달 말쯤 상세히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20대 국회에서 무산됐던 피해자 보상을 위한 특별법은 차기 국회에서 다시 추진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박민성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박민성 의원은 당시 “피해자 진술과 각종 자료를 토대로 형제복지원 진상을 밝히는 과거사법을 제정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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