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상]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이발소

이송규 안전전문

sklee8583@naver.com | 2020-04-05 14:58:52

남성전용 이발소로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이발소(사진, 매일안전신문 DB)

코로나19가 많은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다중이용업소 풍경이 더욱 그렇다.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 1인 칸막이가 설치되고 있다. 그래도 손님이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많은 일에서 소통이 더 어려워졌다. 반가워도 악수를 못 하고 정면에서 얼굴을 보고 얘기하는 건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상황도 되곤 한다.


엊그제 사무실에서 업무 관계로 초면인 사람을 만나 얘기하는데 어색했다. 커피를 같이 마시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적절한지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됐든 저녁이 있는 삶이 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 ‘코로나 블루’가 괜한 말이 아니다.


화창한 휴일 아침 창문 넘어 아파트 벚나무에도 꽃이 만발하지만, ‘집콕’ 하면서 TV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됐다.


가끔 울리는 휴대전화의 선거 캠페인 메시지와 지인의 문자를 보며 소일할 뿐이다.


지루한 일상을 깨우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재밌으면서도 왠지 아쉽고 서운한 그런 문자였다.


“이발과 염색을 하고 어디 일 보러 가려고 오랜 단골인 남성 전용 미장원에 갔습니다. 출입문을 활짝 열어 놓았더군요. 깜박하고 마스크를 안 쓰고, 들어가면서 인사했더니, ‘얘기하지 말고 자리에 앉으라’라고 합니다.


원래 자리가 3개인데, 중간에 한쪽 벽에 있던 조그만 책장을 옮겨 막아 놓고 2개만 사용할 수 있게 해 놓았더군요. 기분이 상했습니다. 인사했더니, ‘어서 오세요’라는 한마디 하고 ‘말하지 말라’고 하다니,


얼굴을 쳐다보니 마스크에 비밀 막을 써서 안면이 없는 사람 같았습니다. ‘여기 주인 바뀌었어요? 10년 단골인데 잘 모르겠네요’ 했더니 자기가 주인이라면서 무슨 비닐을 꺼내 접착테이프를 떼더니, 코부터 아래로 막고, 또 하나는 이마에 붙여 눈을 씌우더군요. ‘뭐하냐고’ 물으니 ‘눈에도 침이 들어가 코로나 걸릴 수가 있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야 이런저런 얘기를 합니다. ‘너무 손님이 없어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든다’면서 자기가 안면에 쓰는 플라스틱 보호대만 해도 5만 원짜리라고 합니다. 손님마다 보호대 두 개씩 부착해 줘야 하는데, 그런다고 추가 요금 받을 수도 없고요.


그 순간에 다른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60대 정도 되는데 들어 오면서,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두 달 만에 이발하려고 왔다’라고 합니다. ‘무서워서 나올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이발하던 사장 아줌마도 인사하면서 ‘요즘 남자들 대부분 두 달에 한번 이발하러 온다’고 하면서, 맞장구를 치니까, 자기가 먼저 얘기를 꺼냈던 주인이 ‘얘기는 하지 말고 이발만 하라’고 하더군요. ‘침이 공기 중에 9시간 유지된다’고 하면서요.


참! 사람들이 예민해졌습니다. ‘이발을 마치고 머리를 감고 계산하려 했더니, 무슨 방명록을 쓰는 게 있어서 주인에게 ‘이게 뭐요‘ 하고 물으니, ‘우선 마스크부터 쓰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여기가 초등학교 옆이어서 애들 걸리면 안 되잖아요’. 또 ‘혹시 누가 재수 없어 걸리면 연락하기 위해 쓰는 것’이라며 ‘주소는 대충 적더라도 핸드폰 번호를 정확히’ 적으랍니다.


카드로 계산하면 적을 필요가 없답니다. 카드로 계산하면 1000원을 더 내야 하니 현금으로 결제하거나, 계좌로 송금해 달라고 했습니다.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래 그렇지’ 하고 적었습니다. 아마 모든 이·미용업소가 이렇게 관리를 하나 봅니다.


’참 체계적으로 관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과 주소 연락처가 있어 사진으로 찍기가 그렇더군요. 대신 이발 끝나자마자 한 장 부탁했던 게 있었습니다. 만 원짜리 한 장을 주고 천 원짜리 두 장을 거슬러 받으면서 ‘돈에도 바이러스 있다’고 하니까 아저씨가 ‘손 닦으세요’ 하면서 세정제를 가르치더군요.


하루빨리 이 사태가 끝나고, 모든 일이 제대로 돌아가야 할 텐데 큰일입니다. 따뜻한 봄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볕을 쬐며 만나는 이들에게 마음껏 악수한 날들이 그렇게 소중한 일상이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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