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효자동 불법천막 철거했다는데....

서울시와 종로구, 13일 오전 인원 1600여명 동원 행정대집행

김혜연 기자

peoplesafe@peoplesafe.kr | 2020-02-13 09:46:56

서울시가 13일 행정대집행에 나서 철거하기 전 청와대 앞 효자동 불법 천막 모습.(서울시 제공)
[매일안전신문=김혜연 기자] 청와대 앞 집회가 허용되면서 우후죽순 들어서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줬던 집회천막과 집회물품이 모두 철거됐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이 주민 주거와 시민 통행 불편을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다고 판단해 행정대집행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광화문 세월호 천막 등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서울시가 천막촌 풍경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13일 청와대 사랑채 앞 효자로 보도를 무단 점유해 온 9개 단체의 집회천막 11개동과 의자 500개와 매트 등 집회물품을 행정대집행으로 철거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앞에는 진보와 보수 단체들이 천막을 치고 '문재인 대통령 퇴진'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어 놓고 '숙식 시위'를 해왔다.


오전 7시25부터 시작한 행정대집행은 종로구청장 명의로 대집행영장을 전달한 뒤 대집행, 완료 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대집행에는 종로구와 종로경찰서, 종로소방서 인원 1632명과 트럭, 지게차 등 차량 15대가 동원됐다.


서울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찰 1000명과 응급구호, 의료지원을 위한 소방관 100명과 종로보건소 직원 1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그동안 청와대 앞 효자로는 청와대와 가까워 집회 상징성이 크고 정치적 이슈화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수많은 단체가 상시로 집회를 신고한 뒤 보도를 점용하고 집회천막을 설치하고 물품을 쌓아두면서 주민 생활권과 시민 보행권을 침해해왔다.


시는 대화를 통해 자진철거하도록 철거명령과 행정대집행 계고를 5차례 병행했으나 철거가 이뤄지지 않고 시민 불편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행정대집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다수가 모이는 모임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인근 국립서울맹학교와 초·중·고교가 밀집해 학습권과 생활권 침해,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학부모와 청운·효자동 주민이 청와대 주변집회 자제를 촉구해왔다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이번 행정대집행에 소요된 비용 약 1억원에 대해 각 집회주체에 청구할 방침이다.


시는 보행공간 내 불법 집회천막에 대해 대화를 통한 자진철거를 유도해 왔다면서 그 결과 지난해 8월 광화문 동아일보와 KT빌딩 앞 5개소 천막 7개동, 지난해 11월 대한문 태극기집회 천막 4개동, 최근 톨게이트노조 집회천막 2개소 7개동의 자진철거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합법적인 집회·시위는 존중되어야겠지만, 불법으로 보도를 점유하고 있는 집회천막 및 집회물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시민불편 해소와 질서 확립을 위하여 적법한 조치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인사들을 중심으로 서울시가 서울 중심지인 광화문 광장에 불법으로 세워진 세월호 천막 14개동을 2014년 7월14일부터 4년8개월간 방치하면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면서 불법 천막을 막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2억여원이나 들여 광화문 광장에 ‘기억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컨테이너나 목조 구조물을 지어 상설 운영하고 있다.


이번 청와대 앞 천막 철거를 보도한 기사에는 “광화문 광장 박원○(서울시장)이가 세운 세월호 불법 건축물도 보기 흉하니 당장 철거하라!!”는 댓글이 달렸다.


[ⓒ저작권자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안전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