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산불 속 '김제동'내보낸 국가재난 주관방송 KBS
이송규 기자
peoplesafe@peoplesafe.kr | 2019-04-05 18:21:00
축구장 735배 규모의 백두대간을 태운 강원도 산불 사태 속에서 국가재난 주관방송사인 KBS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5년전 세월호 참사 당시 초기 보도행태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4주기를 맞아 자산의 세월호 참사 보도 행태에 대해 통절한 반성문을 썼던 KBS다.
뉴스전문채널인 YTN과 연합TV뉴스, 종합편성채널 방송사들은 4일 오후부터 강원 고송·속초의 초대형 화재 사고를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KBS와 MBC, SBS 공중파 3사도 심야 예능과 5일 아침드라마 등 본방송을 결방한채 일제히 특보체제를 가동했다.
초기 대응을 보면 공중파 3사 중에서 KBS가 안일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MBC는 4일 오후 11시쯤 지상파 3사 중 가장 먼저 특보 체제로 전환해 정규 예능프로그램인 '킬빌'을 결방하고 속보를 내보냈다.
국가재난 주관방송사인 KBS는 4일 오후 10시55분 뉴스특보롤 내보내다가 10분 만에 마치고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시사교양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했다. KBS가 연간 300억원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고서도 ‘코드 연예인’에게 7억원 넘는 고액 출연료를 줬다는 비난을 받은 그 방송이다.
KBS 측은 ‘오늘밤 김제동’을 평소보다 20분 일찍 끝내고 밤 11시25분부터 특보체제로 전환했고다고 해명했다. 9시 뉴스에서 화재 현장을 연결했고, 밤 10시55분부터 10분간 특보를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KBS는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데다가 국가재난 주관방송사라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은 지상파방송 사업자 등이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예방이나 대피·구조·복구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재난방송 또는 민방위 경보방송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KBS를 재난방송 등의 주관방송사로 지정하고 있다.
KBS는 방송법에 의해 설립된 지상파방송사로서 텔레비전방 송수신료로 운영된다.
KBS 내부에서도 안일한 재난 방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또 늦은 특보....재난방송주관방송사는 어디있나’라는 성명서를 통해 “초대형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며 국민의 생명이 백척간두에 놓여 있을 때 KBS는 정규편성 프로그램을 끊고 곧바로 특보체제로 전환하지 못했다”며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번진 불길에 해당 지역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신속한 정보에 목말랐지만, 그 긴박한 순간에 KBS에선 하루 전 끝난 보궐선거 분석을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이어 “과연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재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 재난에 대응하는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있는가. 보도 편성의 책임자들은 재난방송주관방송사로서 법적 지위와 의무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기나 한 건가”라고 묻고 긴급 공정방송위원회를 열어 시스템이 잘못인지, 리더십이 문제인지를 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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