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한 그날의 진실...'문경 십자가' 사건

이현정 기자

peoplesafe@daum.net | 2023-06-22 23:00:52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매일안전신문=이현정 기자] 문경 십자가 사건이 재조명 되고 있다.


22일 밤 10시 30분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문경 십자가 사건의 최초 목격자의 증언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다뤄진 문경 십자가 사건이란 지난 2011년 5월 1일 경상북도 문경시 둔덕산 폐 채석장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남성의 시체가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기괴한 사건이다.

당시 경상북도 문경의 한 작은 마을에 아주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곧 한 지역신문사의 고도현 기자의 귀에도 들어갔고 둔덕산 꼭대기에서 철사에 묶인 시체가 나왔다는 소문이 있었다.

해발 980m의 둔덕산은 문경에서도 변두리에 위치해 인적이 매우 드문 산이었다. 그런 곳에서 철사에 묶인 시체가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고도현 기자는 곧장 경찰서로 찾아갔다.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고 기자는 그날 그 사진을 본 순간 머리가 쭈뼛 섰던 느낌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고 기자가 받아 든 사진 속에는 양손과 발이 십자가에 못 박힌 채 묶여있는 변사체가 있었다.

이 변사체는 십자가 위에서 처형당한 예수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사건 현장은 아주 화려하게 꾸며진 무대 같았다. 시신의 양손과 발에 박힌 못, 머리에 쓴 가시 면류관, 옆구리에 남은 자상, 그리고 그 앞에 널브러진 채찍과 각종 도구까지 변사자는 마치 성경 속 예수의 처형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채 전시되어 있었다.

전무후무한 사건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고 십자가 위에서 사망한 사람은 창원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던 김 씨로 밝혀졌다. 확인 결과 그는 문경에 연고도 없었을 뿐더러 동료들은 그를 사이비 종교나 범죄와는 전혀 무관한 아주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러나 수사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 고인이 생전에 기독교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청에서는 전직 목사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으며 김씨의 남동생은 "교회에 다니지 않던 형이 '교회에 나가라'고 했다"고 증언하는 등 워낙 관련 증언들이 제각각이라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숨진 김씨가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했다는 주장이 나와 세간의 이슈를 주목시키기도 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의 수사 결과 김씨는 30여년 전 서울의 한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했던 사실이 밝혀졌으며 개신교 계열의 한 계파에 속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리하자면 김씨의 치밀한 계획과 준비, 국과수의 검사 결과를 보아 김씨가 스스로 자살을 의도한 것이 확실해 보이나 누군가가 지켜보며 도와준 것은 틀림 없어 보였다. 그러나 누가 왜 김씨의 행동을 도와주었으며 그 조력자는 이로 인해 어떤 이득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미궁 속에 빠져있다.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경찰 조사 도중 타살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가 몇 가지 발견되었다.

우선 김씨의 손발에 구멍을 낸 것은 당초 알려진 대로 전동드릴이 아니라 십자가 바로 옆에서 발견된 소형 손 드릴로 추정된다고 한다.

김씨의 손과 발에 구멍을 뚫는데 쓰였다고 알려진 전동드릴은 십자가에서 30m 가량 떨어진 텐트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김씨의 손바닥을 관통했던 못에 바짝 마른 상태로 붙어 있는 살점도 타살 의혹의 근거가 되었다. 만약 알려진 대로 드릴로 손바닥을 뚫은 뒤 못에 끼웠다면 문제의 살점이 못보다는 오히려 드릴에 붙은 채 발견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었다.

이를 토대로 경찰에서는 "죽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손을 못에 끼웠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타살 혹은 자살이더라도 최소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못에 붙은 건 살점이 아니라 녹이 부풀어 오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과수의 DNA 감정 결과를 기다리면서 "흉기에 피해자의 피만 묻어 있으면 자살로 추정된다"는 어이없는 말이 나왔다. 이런 식으로 경찰이 수사 방향을 자살로 몰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이 제기되었다. 국과수에서는 자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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