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수 한류이야기] 인종주의에 맞서는 ‘코리아부’로 불리는 '미국 한류'
하지수 대표
peopelsafe@peoplesafe.kr | 2023-07-27 19:23:32
미국은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 가치관을 가진 다양한 이주민이 모여 이룩한 국가로, 백인 60.1%, 중남미계 18.8%, 흑인 12.2%, 아시아계 5.4%, 원주민 0.9%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은 인종적·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인종주의와 가부장제가 국가 내부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보수적인 나라다.
미국 한류는 2000년대 초반에 H.O.T, 슈퍼주니어, 보아 등의 활동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많은 아이돌그룹이 북미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미국 잡지 ‘The New Yorker’는 케이팝을 ‘공장형 아이돌그룹’이라고 평가하며 자율성 부족으로 미국 진입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며 미국 진출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싸이는 작사 작곡 등을 직접 창작했다는 점에서 기존 아이돌로서의 평가에서 벗어나며, 케이팝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싸이에 이어 2013년 방탄소년단(BTS)의 등장과 함께 미국 내 한류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BTS는 2018년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에 오르면서 빌보드 뮤직 어워드 5회,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6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6회 등 총 400여 회의 국제수상 경력을 비롯해 ‘기네스 세계기록’ 23개를 보유하게 되었다(2021년 7월 기준). BTS가 '흙수저 아이돌'로 시작했지만,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팬들과 끊임없는 소통, 진솔한 음악과 메시지로 세계 청년 세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BTS에 이어 몬스타엑스, 슈퍼엠, 블랙핑크 등 많은 케이팝 가수들이 북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케이팝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들이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한류 관련 제품의 수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사례로 지난 7월 14일 NBC방송은 ”한국식 핫도그인 '콘도그'가 K팝, K드라마, K푸드 등의 열풍에 힘입어 미국 중서부와 남부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어는 전 세계 약 14억 5천만 명이 사용하는 언어이면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영어권의 중심인 미국에서 한류는 ‘수용과 비하’라는 양면적 평가가 존재한다. 미국인들은 ‘코리아부(Koreaboo)’라는 용어를 만들어 케이팝의 미국 팬덤을 비하하며 한류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코리아부’는 일본 대중문화의 열성팬을 비하하는 ‘위아부’에서 유래했다. 미국 인종주의자들은 케이팝 아이돌에 대한 비하에 이어 한류 팬들에 대한 폄하도 서슴지 않는다.
연방수사국(FB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월 이후로 증가한 아시안 증오범죄는 미국 대도시에서 계속 증가하며, 2021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아시안 아메리칸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전년보다 567% 증가했다.
BTS 리더인 RM 김남준은 2018년 유엔총회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여러분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연설은 미국 MZ세대의 팬덤을 자극했고 이들의 곧바로 미국의 인종차별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2020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가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열렸으나 행사장은 예상 밖에 절반도 차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선거 유세에 대해 “케이팝이 트럼프 유세를 망쳤다”, “고마워요, 케이팝”과 같은 포스팅을 올렸다. 팬들은 BTS의 패사디나 로즈볼 스타디움에 꽉 찬 모습과 트럼프의 텅 빈 대선 유세현장을 비교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트럼프의 인종주의에 반기를 들었다.
또한 미국의 ’아프리칸-아메리칸 민권운동‘ 시위 중에도 케이팝 팬덤은 댈러스 경찰 애플리케이션에 케이팝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대량으로 올려 프로그램을 마비시켜 버렸다. 팬들은 단합된 커뮤니티로 케이팝에 대한 사랑과 충성을 보여주며, 인종주의에 맞서는 용기와 힘을 보여주었다.
세계언론은 ’코라아부’ 팬들이 미국의 인종차별주의에 저항하는 ‘1인치의 장벽’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한국 콘텐츠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많은 작품이 넷플릭스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미국 사회에 주목받고 있다. 주된 팬들은 10대부터 30대의 젊은 세대가 주축을 이루며, 이는 교육이 크게 기여했다. 2019년 미국 교육통계국가센터 발표에 따르면, 미국 내 성인 중 낮은 문해력을 가진 사람이 21%로, 자막이 달린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대폭 증가해 2017년 세계 31위에서 2022년에는 7위로 올라갔으며, 이로 인한 국내 경제 효과는 37조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엄청난 팬덤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다양성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한류로 인해 차별받는 일은 결코 좋은 경험이 아니다. 미국과 한국은 한류를 통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여 인종적, 문화적 차별을 극복하고 동맹국으로서 우의를 굳건히 다져가야 할 것이다.
/다문화봉사단체 푸른나래세상 하지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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